[국감파일]"IS 점령지역에 4000억 해외자원개발 투자라니"

[경향신문] 해외자원개발 공기업 중 하나인 한국가스공사가 이슬람국가(IS) 점령으로 개발이 멈춘 이라크에 4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가스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가스공사는 최근 5년간 이라크 아카스, 만수리아 지역에 총 3억72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했으나 IS 사태로 개발이 중단되면서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크 아카스와 만수리아 가스전 입찰은 2010년 9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결정됐다. 당시 이사회에 제출된 참여 의견서에는 이라크 지역의 위험성 등 동향분석과 관련된 언급이 전무했다. IS 사태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건 2006년부터다.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IS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현재로선 IS 점령지역의 안전 문제 등으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은 낮다. 가스공사는 개발이 어려울 경우 기존 투자비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손 의원은 지적했다. 가스공사는 계약 유지를 위해 올해에만 이 사업에 790만달러(약 89억3000만원)를 투자했다.

42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가스공사의 재정건전성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325%에 달한다.

손금주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부적절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공기업들의 재정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는데 잘못된 결정의 여파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가스공사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