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준의 超야구수다] NC 약자의 전법, 두산의 절대적 유리함을 무너뜨리다.

조회수 2017. 10. 18.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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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NC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두산은 바라고 바랐던 최상의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모든 면에서 두산의 절대적인 우위로 예상됐던 플레이오프, 하지만 야구는 살아서 움직였다. NC가 전력상의 약세를 인정하고 철저하게 약자의 전법으로 두산을 흔들었고 결국 무너뜨렸다. 

NC 약자의 전법으로 두산의 절대적인 유리함을 무너뜨리다. 

NC 벤치는 우선 중심타자 나성범을 3번에서 2번 타순으로 바꿔 기용했다. 단기전에서 팀 중심타자의 타순을 움직이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나성범의 2번 타순 기용에 대한 판단의 근거로는 정규시즌 두산 니퍼트 공략에 성공하는 등 좋은 결과(Total  32타수 11안타 2홈런,0.344)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칫 결과에 따라 팀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평소와 다른 NC 타순에 두산 벤치와 배터리가 큰 혼선을 겪는 듯 했다. 4회초 1사 1루 나성범도 찬스를 이어가는 귀중한 안타를 만들어 냈고  4번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 포함 무려 8타점이 중심 타선에서 나왔다. 모두 결승점이라고 해도 될 만큼 가치있는  타점들이었다.

투수 운영에서도 선발요원이었던 맨쉽을 불펜으로 돌린 운영도 과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2패(5전 3선승제 2패까지 가능)를 각오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봤다. 사실 5선발이었던 함덕주를 플러스 원 불펜으로 활용하는 두산과 비교했을 때 전력면에서 NC가 가장 크게 떨어지는 것이 바로 불펜의 힘이라고 봤는데 맨쉽이 들어가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맨쉽은 4회말 2사1-3루의 위기에 등판, 센터 김준완의 호수비 도움이 크기는 했지만 두산의 상위타선을 상대해 무실점, 귀중한 아웃 카운트 4개를 잡아 낸다. 이로서 NC 벤치는 다음 투수인 이민호를 하위타선부터 시작되는 6회말에 맞춰서 올릴수 있었고 이어 좌완 구창모의 투입 타이밍까지 수월하게 연결해 갈 수 있었다. 맨쉽의 역할로 두 투수 모두 보다 쉬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NC 타선의 변화 '끈질김', 두산 에이스 니퍼트의 철옹성을 깼다.

오늘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포스트 시즌 연속 34.1이닝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던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타석에서 보여준 NC 타자들의  변화였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두산 니퍼트와 양의지 배터리 조합을 상대로 빈 틈을 파고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NC 타자들의 ‘상황과 상대에 맞춘 끈질기고 집요한 승부’가 결국 철옹성 같던 두산 에이스 니퍼트의 벽을 깨뜨려 버렸다.

5회초 스크럭스의 만루홈런 포함 6실점한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6회초 1사 1-3루의 위기 상황에서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온다. 27명 타자를 상대했고 8안타 4사구 2개를 허용했다. 물론 포스트 시즌 첫 선발 출장인 유격수 류지혁의 작은 미스들이 요소요소에서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NC 타자들이 상대를 힘들게 몰아가면서 그 흐름을 조금씩 만들어 갔다는데 있다. 우선  가장 돋보인 것은 NC 타자들이 니퍼트의 변화구 유인구에 쉽게 당하지 않았다.  27명 타자 중 11명의 타자들이 5구 이상을 던지게 했고 경기 초반 3회까지 3B-2S 풀 카운트까지 몰고 간 것이 4번(전체 경기는9번)이었다. 

NC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로 경기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고  한번 더 고민하고 또 다른 변화(낮게 제구되던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올려 던지는)를 가져야 했다. 두산 배터리는 조금씩 흔들렸고 결국 무너졌다. 가장 중요했던 승부처에서 실투가 나왔고 만루 홈런이라는 가장 안 좋은 모습으로 경기의 큰 흐름을 빼앗겼다. 

17피안타 13실점. 두산 전력의 반, 포수 양의지 혼돈의 늪에 빠지다(?)

이제 포수 양의지의 머릿속은 전에 없이 복잡해 졌다. 1차전 총 17안타를 허용했고 그 결과 13실점을 했다. 이 이상 나쁠 수는 없지만 그 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전체 안타의 반에 가까운 7개를 변화구로 맞았다는 것, 그리고  3회초 2사 2-3루 박민우 중전안타.  5회초 1사 만루 스크럭스 좌월 만루홈런. 8회초 2사 1-3루 지석훈 중전안타 등 경기의 승부처 마다 배터리의 미스가 나왔고 결과 또한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수에게 자신의 승부수가 통하지 않는다는 기분 나쁜 기억은 포수들로 하여금 결정의 순간에 그 기억들이 다시 주저함을 갖게 한다. NC 타자들이 타석에서 자신을 버리고 상황과 상대에 맞추는 선택과 집중의 집요함으로 두산 전력의 반이라 평가되는 포수 양의지를 깊은 고민의 늪 속으로 빠뜨려 버렸다. 영리한 양의지의 반격이 기대되지만 남은 경기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전력상 약자인 NC가 약자의 전법인 철저한 선택과 집중으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흔들었고 결국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오늘 경기의 최고 수훈갑은 4회말 2사1-3루 상황에서 팀을 구한 센터 김준완의 슈퍼 캐치다. 만약 그 플레이가 없었다면  1차전 경기는 물론이고 더 나가서 플레이오프의 큰 흐름마저 두산에게 넘어갔다고 본다.

내심 롯데가 아닌 NC가 올라오기를  바랐던 두산, 그 희망대로 되었지만 1차전의 승부는 NC의 대승으로 끝났다. 이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역시  우리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야구는 살아서 움직인다. 그래서 너무 어렵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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