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가는 길은 풍성했다, 랏차부리 & 사뭇송크람

임소정 입력 2017. 10. 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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랏차부리(Ratchaburi)& 사뭇송크람(Samut Songkhram)
 
방콕 가는 길은 풍성했나니
후아힌에서 방콕으로 가는 길. 
차로 3시간 안팎 걸리는 길 위에서 살짝 샛길로 빠져 봤다. 
그저 가는 길목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매력적인 시장들이 속속 등장했다. 
 
 

●랏차부리
 
상상 속 시장을 떠다니다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Damneon Saduak Floating Market)

음식, 마사지, 쇼핑, 수상시장 등. ‘태국’ 하면 연상되는 몇 가지 중에서도 특히 수상시장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의 뱃사공, 상인과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며 흥정하는 손님들. 담넌사두억 수상시장은 이 모든 그림이 반영된 곳이었다.

4인용 배를 빌려 탑승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투어를 시작했다. 시장에 들어서기 전의 마을은 아주 평화로웠다. 유유히 지나가는 배 몇 척과 거대하게 자란 물속의 부레옥잠, 햇볕을 쬐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여유를 누렸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마어마한 교통 체증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지도 못했다. 웅성웅성 울려 퍼지는 소리에 정면을 보니 웬걸, 상인의 배와 관광객의 배들이 마구 뒤엉켜 있었다. 신기한 건 상인의 배다. 통과가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길로 아슬아슬하면서도 아주 태연하게 노를 저어 지나갔다. 

과일, 먹을거리부터 기념품까지 배 위 제품의 장르는 정말 다양했다. 기념품을 파는 한 배에 멈춰 섰더니, 상인은 한동안 떠날 줄을 몰랐다. 하나를 사면 다른 하나를 또 권하고, 상인은 기념품을 모두 팔 기세였다. 한 명씩 앉을 때마다 일렁이는 배에 마음을 부여잡아야 했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배가 한 쪽으로 기울어 꼿꼿이 허리를 세워야 했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보트 투어였다. 현지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상상하던 태국의 수상시장 그대로였다. 
 
주소: Damnoen Saduak, Damnoen Saduak District, Ratchaburi 70130, Thailand 
오픈: 월~목요일 09:00~20:00, 금~일요일 08:00~17:00 
보트투어│배 1대당 600B(최대 4명) 
 
글 임소정
 

●사뭇송크람
 
기찻길 위에 일어난 마법
매끌롱 기찻길 시장 (Mae Klong Market)

그동안 소문으로 듣긴 했다. 태국 어딘가 기찻길에 펼쳐지는 시장이 있다고. 기차가 들어오면 황급히 널린 좌판과 천막을 거둬들이고, 기차가 지나가면 다시 천막을 치고 좌판을 늘어놓는다고. 몇 년 전 국내 여행 프로그램에 소개돼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꽤나 알려졌다는 그곳, 매끌롱 기찻길 시장을 이번에 처음 가 봤다.

매끌롱역은 기찻길 시장이 열리는 시작점이다. 역사 밖에 이어진 철로를 따라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풍경이 무척 낯설면서 신기하다. 밖에서 보기에는 이곳이 시장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사람 키만큼 낮게 내려진 천막 안으로 들어서면 그제야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레일에 바짝 붙여 놓은 좌판마다 생선과 야채, 과일들이 빼곡해 그나마 이곳이 시장임을 알려 준다. 

역사에서 종이 울리자 갑자기 상인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늘어놨던 좌판을 뒤로 빼내고 천막을 걷어내자마자 천천히 기차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장이 기찻길로 변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아찔하지도 위험하지도 않았다. 기차를 에워싼 수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도저히 속도가 나지 않은 탓이다. 기차가 지나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좌판과 천막들로 채워진 기찻길이 능청스러워 보인다. 환호하는 관광객들 너머로 상인들은 무심하게 물건들을 다시 정리한다. 우리에겐 다시 보기 힘든 진기한 구경거리가 이들에겐 매일 같이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이라니. 다시 떠올려도 아이러니하다.
 
주소: Kasem Sukhun Alley, Tambon Mae Klong, Amphoe Mueang Samut Songkhram, Chang 
Wat Samut Songkhram 75000, Thailand   
오픈: 매일 06:20~17:40  
 
TIP
매끌롱역을 지나가는 열차는 하루에 4대뿐. 기차가 들어오는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야 기찻길 시장이 열리고 닫히는 진풍경을 제때 만날 수 있다. 워낙 유명해진 탓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기차는커녕 사람들 뒤통수만 실컷 보다 돌아와야 할지도 모른다. 
 

‘톡’ 하면 ‘퐁’ 빠질 것 같은
암파와 수상시장 (Amphawa Floating Market)

방콕에서 남쪽 방향, 차로 1시간 반 정도 가면 만나는 시장, 암파와 수상시장은 금, 토, 일 3일만 열리는 주말 시장이다. 점심시간 즈음부터 밤 9시 정도까지 열리는데 매일 열리는 시장이 아니어서인지 3일 내내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붐빈다.
 
수상시장마다 매력이 제각각이지만, 특히 암파와 수상시장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수상가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배 위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담넉사두억 수상시장과는 달리 강가 옆 거리에 있는 시장이 더욱 붐볐다.
 
거리는 성인 2명이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정신없이 지나가다 누군가 ‘톡’ 하고 치면 강가로 ‘퐁’ 하고 빠질 것만 같았다. 슬슬 출출해질 무렵, 배 위에서 바로 조리해 파는 음식을 강가에 앉아 즐겼다. 즉석에서 굽는 조개구이의 맛은 꿀맛이다.
 
주소: Amphawa, Amphawa District, Samut Songkhram 75110, Thailand
보트투어│배 1대당 1,500B, 1인당 150B 
 

시장 관람 후엔 반딧불 투어

암파와 수상시장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중 ‘반딧불 투어’가 대표적이다. 배를 타고 수상시장을 지나 인적이 드문 풀숲으로 향하는데 그때 마주하는 푸른빛이 하늘이 내린 선물같이 느껴진다. 어둠 속에 반짝이는 별처럼 자그마하지만 큰 감동을 준 반딧불이. 떼로 몰려다니는 수많은 반딧불이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청정지역의 반딧불을 본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투어를 마친 후에는 근처 수상레스토랑에서 디너를 즐기길 추천한다. 반딧불 투어의 후속편으로 적격인 로맨틱한 밤을 선사할 터이니. 
 

●방콕 Bangkok
방콕에서의 반나절은 알뜰살뜰하게

마지막까지 야무지게 즐겼다. 반나절이라는 짧은 시간, 그것도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라면 당연히 방콕에선 쇼핑과 마사지가 아니겠는가. 욜로YOLO! 
 
차오프라야 강변에 자리한 아시아티크. 마지막 쇼핑은 바로 이곳에서
아시아티크는 특히 밤 풍경이 멋지다. 대관람차에 올라 방콕의 야경을 누려도 좋다

없는 게 없다, 강변의 시간도둑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낙, 쇼핑! 마지막 혼을 불사르기 위해 찾은 곳은 차오프라야 강변에 자리한 아시아티크(Asiatique)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더위에 지쳐 있던 우리의 눈이 다시 초롱초롱 빛났다. 아시아티크는 온갖 종류의 쇼핑을 비롯해 놀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들이 한곳에 모인 원스톱 명소다.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리버 프론트 복합문화공간으로 약 1,500개의 숍들과 수많은 레스토랑, 칼립소 쇼 같은 극장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어 다채로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원래 아시아티크는 1900년대 유럽 국가들이 동남아시아에 식민지를 건설할 무렵, 라마 5세가 자국의 독립권을 확립하고자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건립한 국제 무역항이었다. 2012년 옛 부두와 창고 등을 현대적으로 개·보수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곧바로 방콕의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이곳은 크게 4개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짜런끄룽 구역이다. 아로마 용품, 인테리어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 여기저기 구경하며 흥정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팩토리 구역에는 태국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워터프론트나 타운스퀘어 구역에서 즐기는 태국식 퓨전음식과 음료들도 훌륭하다. 

도시의 야경이 빛나는 시간. 대관람차에 올라 방콕 시내를 내려다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여행의 낭만을 꼭 커플이 되어 나눌 필요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아시아티크
주소: 2194 Charoen Krung Road, Khwaeng Wat Phraya Krai, Khet Bang Kho Laem, Krung Thep Maha Nakhon 10120, Thailand
오픈: 매일 16:00~24:00
전화: +66 2 108 4488
홈페이지: www.asiatiquethailand.com 
 

Massage in Bangkok
여행의 완벽한 막을 내리다
헬스 랜드(Health Land Spa & Massage)

태국에서 마사지를 빼면 팥소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마사지의 천국이라는 수식어답게 방콕 시내 어디를 가나 마사지 숍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헬스 랜드는 방콕과 파타야 등 태국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스파, 마사지 브랜드다. 우리가 찾은 사톤 지점은 단독 건물에 깔끔하고 단정한 내부 장식이 돋보였다. 

간단한 준비 후 안내 받은 마사지 룸으로 향했다. 전통 태국 마사지는 지압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 주는데 그 효과가 탁월하다. 실력 좋은 테라피스트 덕분에 그동안 쌓인 여독이 풀리며 스르르 잠이 쏟아졌다.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꿀잠을 자고 나왔는데, 일행 모두 만족스러웠는지 서로의 표정이 밝다. 몸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라며 다들 엄지 척! 태국 여행에 마사지만큼 당연하고도 완벽한 마무리가 또 있을까.
 
헬스랜드 스파 & 마사지 사톤 지점
주소: 120 North Sathor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 Thailand 
오픈: 매일 09:00~21:00 
요금: 전통 태국 마사지 550B(2시간)
전화: +66 2637 8883/+66 86 341 9632   
홈페이지: www.healthlandspa.com
 
 
●여(女)행자들의 쇼핑가방
 
귀국 전 살짝 엿본 그녀들의 여행 가방. 
원정대원들이 추천하는 
태국 쇼핑 아이템을 한데 모았다. 
 

▼지원’S

① 썬실크 헤어팩 
첫 태국 여행 이후 지금까지 태국에서 꼭 사 오는 아이템. 석회가 섞인 물 때문인지 태국은 헤어팩 제품이 발달한 편이다. 비단 머릿결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추천! 
 
② 팟타이 세트 
태국에서 먹은 팟타이의 맛을 가족과도 나누고자 야심차게 담은 아이템. 요리를 못해도 괜찮다.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  
 
③ Candle Likes 캔들 
단돈 100B의 행복! 시카다 마켓에서 얻은 뜻밖의 행운이다. 보자마자 집어 든 푸른색의 후아힌 향과 보라색의 방콕 향.
 

▼아름’S 

①야돔 
태국 쇼핑리스트 1위. 태국 허브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심신을 안정시키고 비염에도 좋다.
 
②, ⑥ 태국 음식 페이스트 & 팟타이 면
마트에서 각종 태국음식 페이스트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인터넷으로 조리법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 팟타이 면은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이니 무조건 살 것!
 
③ 타이 칠리 페이스트 
마늘, 고추, 새우 페이스트, 피시 소스가 들어간 페이스트. 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달콤하고 감칠맛이 강하다. 톰얌꿍을 끓일 때, 볶음밥을 할 때 조금 넣거나 빵에 발라 먹어도 좋다. 
 
④ 피시 소스
태국의 모든 요리를 책임지는 소스. 유통기한 안에 다 쓰지 못할 수 있으니 욕심을 버리고 작은 용기로 사는 것이 좋다.
 
⑤ 태국 산지의 커피 원두 
태국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태국 산지의 커피 원두. 귀여운 고산족의 모습이 커피마니아인 내 마음을 홀랑 가져갔다.
 
 
▼소정’S

① 코케 땅콩 과자 
맥주안주로 제격인 과자. 커피 땅콩, 와사비 땅콩 등 다양한 맛이 있다. 개인적으로 커피 땅콩이 가장 맛있다. 맥주와 최고의 조합을 이룬다. 
 
② 타오케노이 김 과자 
한국에서 김에 밥을 싸 먹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는 태국인들! 그들에겐 김은 스낵이다. 한국의 김과는 조금 다른 맛으로 바삭바삭하면서 짭조름한 맛에 계속 손이 간다. 
 
③ 수제 다이어리 
시카다 마켓에서 구매한 다이어리. 행복한 강아지의 미소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행용 다이어리로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중.
 
 
글 태국 원정대 중부팀(임소정,최아름,최지원) 사진 장미라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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