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거리와 광장으로 뛰쳐나온 문화예술

2017. 10. 18.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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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카페·궁·역전 등 일상 공간을 예술의 무대로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0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청 앞 광장에서 열린 평창문화올림픽 행사 '월드 컬처 콜라주'(World Culture Collage)에서 시민들이 핀란드 예술가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17.10.10 lee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유치도 힘들었지만 준비는 더 힘이 든, 곡절 많은 평창동계올림픽. 관객이 얼마나 들까, 숙박 교통은 모자라지 않을까 고민이 많지만, 어떤 유산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도 벌써부터 고민이다.

이제 대회 개막까지 114일 남았지만, 먼저 막이 오른 문화올림픽에선 아직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성과들을 챙겨가고 있다.

"재즈프레소는 커피의 도시인 강릉의 장기를 십분 아니 백분 발휘한 프로그램이죠. 지난 행사 때의 큰 호응 덕분에 내년 1월 관광객과 시민들을 다시 찾아갈 예정입니다. 올림픽 레거시(유산)로 이어질 대표 사업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북미 간 무력시위로 냉랭해진 올림픽의 분위기를 띄우느라 여념이 없는 문화체육관광부 평창올림픽지원단 관계자의 얘기다.

재즈프레소는 재즈와 커피(에스프레소)가 어우러진 음악축제로 지난 7월 경포와 강릉 커피 거리가 있는 안목해변, 하평해변, 사천해변 등 동해안을 재즈와 커피향으로 채웠다. 이 지역 15개 카페가 축제 기간 이태원에서나 볼 수 있는 재즈클럽으로 변신했다.

세련되고 고급스럽지만 그래서 더 어렵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재즈. 그 재즈를 마니아들이나 찾는 어둑한 스테이지가 아니라 바닷가와 카페라는 일상 공간으로 끌어내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해 준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평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갤러리와 콘서트홀에 갇힌 고급 문화예술을 거리와 광장으로 불러내는 이런 기획들이 문화올림픽이란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평소엔 돈도, 관심도 부족해 시도조차 못 했던 참신한 기획들이 '올림픽 특수'로 빛을 보는 셈이다.

주한 외교공관들을 끌어들인 '월드 컬처 콜라주'는 평소 해외에 나가도 접하기 어려운 외국 문화의 진수를 맛볼 기회다.

이탈리아의 파브리치오 보소 콰르텟을 비롯해 이스라엘의 엘리데지브리 마스터 클래스, 포르투갈의 마리오 라지냐 트리오, 노르웨이의 야콥 영 밴드, 네덜란드의 유리 호닝 콰르텟, 뉴질랜드의 더 자크, 룩셈부르크의 막심 벤더와 라이스 디무트 빌첸 트리오 등 세계 정상급의 재즈 밴드들이 오는 2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공연한다.

그뿐 아니다. 스위스 아스팔트 필로텐의 무용극 '테이프 라이엇'과 영국 졸리 비안 & 레올리엔느의 서커스극 '나를 던져줘'에 이어 영국 닷코메디의 설치미술 공연 '더 스몰 원더 투어'가 오는 27~29일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에서 열린다.

앞서 헝가리, 프랑스, 영국 인디록 밴드 공연이 서울 플랫폼창동61과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있었다. 지난달 말부터 한 달여 동안 전국 46곳의 공연장, 라이브클럽, 학교, 공원, 미술관, 갤러리, 도서관, 공공장소에서 펼쳐지는 '월드 컬처 콜라주'는 문화올림픽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모든 공연이 무료다.

지나달 23일 창덕궁 선정문에서 열린 4인조 클래식 색소폰팀 '콰르텟&' 공연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지난달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경희궁, 덕수궁 등 서울 사대문 안 5개 궁궐에서 이틀간 열린 '심쿵심쿵 궁궐콘서트'는 문화예술이 대중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줬다.

국악부터 창작국악, 재즈, 클래식, 블루스, 어쿠스틱 밴드까지 장르를 망라해 70개 팀, 330여 명의 음악가가 릴레이로 버스킹 공연을 펼쳤는데, 궁궐 입장료(1천~3천원)만 내면 입맛대로 즐길 수 있었다.

과거에도 궁궐 콘서트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5개 궁에서 동시다발적인 콘서트를 진행한 건 처음이다.

공연을 준비했던 평창올림픽지원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궁궐콘서트가 하나의 공연 장르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자료]

지난 8월 서울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선보인 국립오페라단의 '동백꽃 아가씨' 역시 고급예술의 문턱을 낮춘 파격적 시도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음향설비를 갖춘 극장 지정석에서 감상해야 한다는 오페라의 통념을 깨고, 과감히 바람 불고 벌레 소리 들리는 '광장'을 무대로 선택해 7천여명의 관객을 감동시켰다.

서울역 앞에선 국내 최고의 청년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서울스퀘어 빌딩 외벽을 스크린 삼아 펼쳐 보이는 초대형 미디어아트전이 지난 8월부터 매일 밤 펼쳐지고 있다. 오후 6~10시 매시간 정각에 10분씩 진행되는 공연은 올림픽이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총 8개월간 이어진다.

다음 달은 국내 대표 회화작가의 2천18개 작품에 시민들이 선정한 평창올림픽 슬로건을 담은 '아트배너전 올-커넥티드' 전시가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한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100일 남겨놓는 'G-100'(11월1일)은 성화봉송 행사와 함께 흥을 돋울 K팝 콘서트, 국악공연, 퍼포먼스 행사가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진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올림픽은 평창올림픽을 응원하는 문화행사지만, 사람들이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공연장, 거리, 광장 어디서든 쉽게 접함으로써 더 가깝게 느끼게 만드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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