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돈 빌리기 어렵고..취약부채 '뇌관'

유엄식 기자 2017. 10. 18. 04: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대출금리 오름세에 금융권의 깐깐한 대출심사 방향성이 맞물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借主)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1.52%로 공시된 뒤, 이와 연동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취약차주 대출 비중을 보면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67.3%로 은행(32.7%)의 2배가 넘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대출금리 올리고 심사요건 강화..취약차주 부채 80조원 돌파
서울 중구의 한 저축은행에서 고객이 '채무조정졸업자' 전용 사잇돌 중금리 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최근 대출금리 오름세에 금융권의 깐깐한 대출심사 방향성이 맞물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借主)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기둔화 국면에서 정책 당국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1.52%로 공시된 뒤, 이와 연동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 영향으로 지난 8월말 평균 3.28%였던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3.86%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2014년 3.55%, 2015년 3.03%, 2016년 2.91%로 계속 떨어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오름세다.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3.78%로 전월대비 0.66%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 8월 KB국민은행이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신규 출시한 1%대 저금리 무궁화대출 출시 영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이보다 서민층 활용도가 높은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가 올 초 4.03%에서 8월 4.53%로 대폭 오른 점이 주목된다.

주로 저소득층, 저신용자가 많이 찾는 2금융권 대출 이자부담도 커졌다.

지난해말 14% 후반대였던 저축은행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최근 15% 중반대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3.79%→4.06%), 상호금융(3.73%→3.88%) 등의 가계대출 금리도 올랐다.

금융권 대출심사도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2017년 3분기 동향 및 4분기 전망) 결과를 보면 올해 4분기 시중은행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지난 3분기(-18)에 이어 기준점을 크게 밑돌았다.

서울 한 시중은행에서 직원들이 고객들과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출태도지수는 대출취급 및 대출기준 심사 조건변화에 대한 금융기관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값이 플러스면 심사조건이 이전보다 완화된 것이고, 마이너스면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는 의미다. 값이 낮을수록 대출을 받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가계 주택담보대출(-30), 신용대출(-20) 대출태도지수가 낮게 조사됐다. 도소매·숙박·음식점 등 자영업자가 포함된 중소기업(-7)도 이전보다 대출 심사를 깐깐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불어난 이자에 추가로 돈을 융통하기 어려워지면 그렇지 않아도 빚을 갚기 힘든 취약차주부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취약차주 부채는 올해 2분기말 기준 80조40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1조9000억원 늘었다. 취약차주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중에서 저소득층(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를 의미한다.

취약차주 대출 비중을 보면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67.3%로 은행(32.7%)의 2배가 넘는다. 2금융권은 일반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아 시장금리 상승시 이자부담이 더 커진다.

한은은 이 문제가 당장 금융권 시스템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경기둔화 국면에서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통화정책으로 전환하고, 한은도 머지 않은 시점에 금리인상을 검토 중이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취약차주는 주로 서비스업 등 내수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경기 부진이 길어질 경우 채무상환 능력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원금상환 유예, 연체이자 감면 등 채무조정을 지원하되 개인 재활의지에 따라 그 규모를 차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도덕적 해이 문제를 고려해 취약차주 지원에도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유엄식 기자 usyoo@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