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살리는 3분] 100세 구강건강 위협하는 최대 敵은 설탕

2017. 10. 18.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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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씩 하루 세 번, 양치질하는 시간이 내 몸을 살립니다. 우리는 건강한 삶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매경 헬스저널은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내 몸 살리는 3분'이라는 치과칼럼을 신설했습니다. 치과칼럼은 격주로 발행되는 헬스저널에 게재되며, 국내 대표적인 치과 대학병원 경희대 치과병원과 함께합니다.

한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아보는 가장 쉽고 중요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 몸의 첫 번째 관문인 입 속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우시장에서 건강한 소를 알아보기 위해 입을 벌려 치아 등을 살피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우리는 건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을 하고, 건강한 재료로 요리를 해먹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비싼 건강검진도 꾸준히 받지요. 체력이 떨어졌다 싶으면 비싼 보약이나 홍삼을 챙겨먹는 등 기꺼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지불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건강을 챙겨도, 구강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이 칼럼의 제목처럼, 양치질하는 3분 동안 만이라도 '내 몸을 살리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구강건강에 집중해보시길 권합니다.

구강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입에 나쁜 건 몸에도 나쁘고요. 입 속이 건강하면 다른 건강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입안의 염증으로 인한 변화가 온몸으로 퍼져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구강 건강관리는 뒷전으로 생각하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매일 하는 건데 한두 번 양치질 건너뛰면 어때? 치과 가기 무서운데 스케일링을 매년 해야 하나? 이렇게 사소하게 생각하고 넘긴 일들이 구강 건강은 물론 몸 전체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입 속을 혀로 한 바퀴 쓸어보십시오. 전체 잇몸 면적은 손바닥 정도 크기예요, 생각보다 크지요? 많은 사람들이 입 속에 염증이 있는데, 이 염증으로 인해 생겨나는 염증성 물질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심장과 신장, 관절 등이 취약한데 입 속에 염증이 있는 경우 심장병과 심혈관질환 발병 가능성이 8배, 신장염 등은 5배까지 발병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관절에 침투해 관절염 발병률을 높이고, 임산부가 잇몸이 좋지 않을 경우 조기 출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105년 역사를 가진 세계치의학연맹(FDI)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더불어 세계인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데요. WHO와 FDI는 비전염성 질환을 글로벌 어젠다로 삼아 각국에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비전염성 질환이란 말 그대로 전염은 되지 않지만 국민 건강과 국가 재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을 말하는 데요. 암, 심혈관 질환과 함께 구강 건강이 꼽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세계인의 구강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인 FDI의 대표적인 슬로건이 'Live mouth smart!'와 'Brush Day & Night(BDN)'입니다. 자기 전과 자고 일어났을 때, 식사 후 3분씩 양치질을 하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과 치과검진을 받는 것이지요. 한 가지 더한다면 설탕 소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짜게 먹으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는 인식은 잘되어 있는데, 설탕을 많이 먹을수록 당뇨와 구강질환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많이들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 미국 일부 주, 유럽 일부 국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일종의 징벌적 세금인 설탕세를 매기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구강건강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구강 건강에 대한 정부 대책은 아직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개인과 국가의 건강을 위해, 우리 사회가 '스마트한 구강관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영국 경희대 치과병원 교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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