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이징 지하철, 공항처럼 보안검색.. 서점엔 공산당 책 깔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입력 2017.10.18. 03:12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 유흥가인 싼리툰(三里屯)의 밤거리는 지난 15일부터 춤과 노랫소리가 끊겼다.

이곳의 유명 나이트클럽과 라이브 바(bar)들이 18일 중국 공산당 19차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일제히 휴업에 들어간 탓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를 비롯한 베이징 내 민주 인사들은 이미 베이징 밖으로 강제 여행을 떠났다고 홍콩 인권단체 중국인권운동정보센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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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오늘 개막.. 베이징은 지금]
도심 유흥가 대부분 영업중단
인권 운동 류샤오보 아내는 베이징 밖으로 강제 여행 떠나
상무위원 인선은 여전히 안갯속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 유흥가인 싼리툰(三里屯)의 밤거리는 지난 15일부터 춤과 노랫소리가 끊겼다. 이곳의 유명 나이트클럽과 라이브 바(bar)들이 18일 중국 공산당 19차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일제히 휴업에 들어간 탓이다.

가게들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향후 열흘간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서클 클럽' '서틴' '빅스' 같은 유명 나이트클럽들은 "핼러윈(31일)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며 아예 이달 말까지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인근의 한 라이브 바는 홈페이지를 통해 "당대회로 인한 보안상의 이유로 영업을 중단한다. 핼러윈 주말에 다시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당대회 보안 위해 한명 한명 몸수색… 베이징 지하철역 대혼란 -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 베이징 지하철 탑승객을 대상으로 한명 한명씩 공항급 보안 검사를 하면서 지하철 13호선 룽쩌(龍澤)역 앞에서 검색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

18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개막하는 19차 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베이징 곳곳에는 보안 조치가 크게 강화됐다. 도심 유흥가 곳곳에서 문 닫는 가게들이 속출했다. 시민들의 출퇴근길도 엉망이 됐다. 지하철역마다 국제공항급 보안 검사가 실시되면서 보안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승객들의 줄이 지하철 출입구 밖으로 이어져 지하철역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평소엔 가방 등 소지품만 엑스레이 검사를 했지만, 공항 탑승 때처럼 승객 몸에 대한 검사까지 실시되면서 검사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직장인들은 "출퇴근에 평소보다 30~60분씩 더 걸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터넷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면서, 중국의 인터넷은 사실상 국내망이 됐다. 해외 인터넷 접속 통로인 VPN(인터넷 가상 사설망)이 차단돼 중국 인터넷 사이트가 아닌 서구나 중화권 매체들을 접속할 수가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미첼 클라우스 주중 독일 대사는 "중국의 인터넷 통제는 외국 기업들에는 새로운 타격이 되고, 정치·상업적으로 중국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클라우스 대사는 "중국이 만약 국제사회와의 협력·교류의 이점을 극대화하려면 VPN을 통한 자유로운 해외 사이트 접속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예비 검속도 강화됐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를 비롯한 베이징 내 민주 인사들은 이미 베이징 밖으로 강제 여행을 떠났다고 홍콩 인권단체 중국인권운동정보센터가 전했다.

이번 19차 당대회의 핵심인 차기 최고 지도부 인선은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18일까지도 전망이 엇갈렸다. 홍콩·대만 매체와 서방 외신마다 서로 다른 상무위원 명단을 내놓고 있다. 대회 1주일 전에 거의 정확한 명단이 나왔던 5년 전 18차 당대회 때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상무위원 7명 중 유임되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이 새로 선출된다. 왕양 부총리와 한정 상하이 당서기, 리잔수 당중앙판공청 주임 등은 유력한 후보로 꼽히지만,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 등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 서기가 이번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부주석에 취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천민얼 서기가 구이저우성 경제성장 실적을 바탕으로 차기 후보자로 급부상했으며 시 주석이 그를 차기 총서기로 내정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홍콩의 빈과일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후견을 등에 업은 후춘화 서기가 이번에 상무위원 겸 군사위 부주석에 진입해 시 주석의 후계자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