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연구, 한국은 그저그런 나라

김경필 기자 입력 2017. 10. 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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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기관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 성과가 중국·일본을 비롯한 주요 경쟁 국가들은 물론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엇비슷한 이탈리아·캐나다·호주·스페인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5년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4차 산업혁명 관련 논문 100만여 편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나온 4차 산업혁명 관련 논문은 총 2만9307편으로 전체 12위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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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발표 전세계 100만편 조사.. 캐나다·호주에도 밀리는 12위
논문 인용 횟수도 평균수준, 美·中 선두 다투며 연구 주도

국내 연구기관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 성과가 중국·일본을 비롯한 주요 경쟁 국가들은 물론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엇비슷한 이탈리아·캐나다·호주·스페인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5년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4차 산업혁명 관련 논문 100만여 편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나온 4차 산업혁명 관련 논문은 총 2만9307편으로 전체 12위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1위 미국(27만8946편)의 10분의 1, 2위 중국(19만3618편)의 7분의 1 수준이었다. 영국·독일은 각각 7만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해 3·4위에 올랐고, 그다음은 인도·프랑스·이탈리아 순이었다. 일본은 4만30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해 9위에 올랐다.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이 R&D(연구개발) 대국이자 IT(정보기술) 강국이라는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결과"라며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가 경제의 기본 바탕을 바꾸는 시대에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나을 것 없는 평범한 나라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발 논문은 전체의 2.8%… 질적으로도 평범한 수준

이번 조사는 글로벌 학술 정보 업체 엘스비어가 운영하는 학술지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에 등재된 국제학술지 2만2000여 종에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올라온 논문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국연구재단은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라고 보고, 이 5개 분야를 다룬 논문 106만971편을 추려내 분석했다.

한국은 IoT(5위)와 3D 프린팅(8위)에서만 10위권에 들었다. 전 세계에서 각각 20만편 이상의 논문이 쏟아져 나온 빅데이터·AI·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한국은 각각 6000~9000여 편의 논문을 내놓는 데 그쳐 12~14위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연구기관도 없었다. 3D 프린팅 분야에서 서울대가 25위, IoT 분야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25위)·성균관대(33위)·한국과학기술원(42위)이 50위 안에 턱걸이했다.

한국 논문은 분야별로 평균 3.9~6.7회 인용돼 세계 평균(3.1~6.6) 수준이었다. 연구 성과 수준이 비교적 낮은 개발도상국 연구기관까지 포함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진국 중에서는 저조한 실적이다. 반면 미국에서 발표한 논문들은 한국의 2배 수준인 평균 7.3~9.8회 인용됐다.

미국·중국이 선도… 한국만 뒤처진다

미국은 IoT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다른 모든 나라를 압도하는 성과를 보였다. 중국은 클라우드 컴퓨팅·빅데이터·AI·3D 프린팅 분야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IoT 분야에서는 논문 1만9281편을 쏟아내 미국(1만1617편)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과학원과 중국 교육부는 전 세계 연구기관 7000여 개 중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가장 많은 논문을 내놓은 기관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무원은 7월 21일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전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서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영국 정부도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정책 대열에 가세했다.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천기우 한국연구재단 정책연구혁신센터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IT 제조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IoT 분야에만 그나마 연구 활동이 집중되고 나머지 분야에 대한 투자는 소홀해 전반적인 성과가 부진했다"고 말했다.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은 "한국이 갖고 있는 'IT 강국'이라는 이미지는 반도체 등 몇몇 분야에서 과거의 과감한 투자로 만들어낸 성과에 따른 '착시'에 불과하다"며 "신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전반적인 경쟁력 상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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