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의 눈]선수들 뭉치게 한 NC 김준완의 더 캐치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NC 김준완이 6회말 2사2루 상대 민병헌의 타구를 잡고 있다. 2017. 10. 17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조성환 객원기자] 조그만 틈은 곧 패배로 연결된다. 단기전에서 수비는 그 정도로 중요하다. NC 중견수 김준완의 엄청난 다이빙캐치는 선수들까지 하나로 뭉치게 만들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김준완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중견수, 1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넓은 잠실구장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김준완을 선발기용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넓은 수비폭을 자랑하는 김준완은 김 감독의 기대에 100%, 아니 200% 화답했다. 2-4로 역전당한 4회 2사 1, 3루 민병헌 타석 때 좌중간으로 빠지는 최소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해 잡아냈다. 한 폭의 그림 같았던 이 수비 하나는 쓰러지던 NC를 일으켜 세우기에 충분했다.

김준완의 슈퍼 캐치를 보며 일순 내 눈을 의심했다. 솔직히 말하면 선수 시절을 포함해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본 외야수의 수비 장면 중 무조건 톱3 안에 들어가는 캐치였다. 강력한 공을 뿌리던 NC 선발투수 장현식이 4회말 볼넷과 안타를 연속 허용하며 4점을 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제프 맨쉽까지 구원등판했지만 맨쉽마저 민병헌을 상대로 가운데 실투를 던졌다. 완벽하게 좌중간을 가르는 궤적을 유지하며 날아갔지만 김준완이 공보다 더 멋지게 몸을 날렸다. 마치 글러브에 공이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믿을 수 없는 수비였다. 타이밍도 절묘했다. 김준완의 수비 하나가 일찌감치 두산 쪽으로 경기 흐름이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김준완의 몸을 던진 수비는 NC 선수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꿨다. 민병헌의 잘맞은 타구 때 ‘아 어렵겠구나’ 했던 NC 선수들의 생각은 김준완의 다이빙캐치 후 ‘할 수 있겠다!’로 바뀌었을 것이다. 내가 선수 시절에도 동료들의 호수비를 보며 힘을 낸 기억이 있다. 호수비는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도록 만드는 특효약 중 하나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몸을 던지며 경기에 집중하는 팀은 하나가 된다. 분위기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김준완의 호수비 이후 NC는 5회초 재비어 스크럭스의 만루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다시 팽팽하게 전개됐고 NC는 8회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승을 거뒀다. 김준완의 수비 하나가 역전승의 시발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