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파산·면책 신청, 20대만 크게 늘어나
[경향신문] ㆍ4년간 파산 54%·면책 16%씩 늘어
ㆍ금태섭 의원 “학자금·취업난 고통”
서울에서 매달 50만원을 내고 자취하는 ㄱ씨(29)는 이달 월세를 내지 못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털,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느라 통장이 텅 비었기 때문이다. 그는 3년 전 첫 직장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면서 대부업체에서 생활비로 100만원을 빌렸다. 이를 갚기 위해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했다. 대출 총액은 5000만원으로 불어났다. 현재 월급의 절반 이상을 이자로 내고 있다.
ㄴ씨(27)는 월 소득 110만원의 계약직 노동자다. 대학 시절 학자금 대출 2000만원을 받았고, 어머니 병원비로 저축은행에서 1000만원을 빌렸다. 한 달 8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내면 손에 쥐는 돈은 월 30만원 정도다. ㄴ씨는 파산제도 등을 알아보기 위해 상담센터를 찾았다. 파산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고 퇴사사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파산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법원에 따로 면책을 신청해 허가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과도한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20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7일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2013~2016년 파산·면책 신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20대 743명이 파산을 신청해 2013년(484명)보다 53.5% 급증했다. 세대별로 보면 파산 신청 건수가 늘어난 것은 20대가 유일했다. 50대는 2013년 2만1035명에서 지난해 1만8044명으로 14.2% 줄었다. 40대도 이 기간 1만7519명에서 1만4545명으로 17% 감소했다. 파산자의 불이익을 면책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20대도 급증했다. 지난해 20대 면책 신청자는 730명으로, 2013년 628명에 비해 16.2% 증가했다. 금 의원은 “개인 파산·면책을 신청하는 20대가 늘어난 것은 재정적 고통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는 의미”라며 “학자금 대출, 취업난 등으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청년층을 위해 일자리 창출과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덕·김지혜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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