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번 연주한 곡도 처음처럼 늘 새롭다"

입력 2017. 10. 17. 18:26 수정 2017. 10. 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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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음악가다.

허프는 피아니스트로 가장 성공했지만 작곡가, 작가, 교육자로도 부를 수 있다.

1983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허프는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으로부터 협연 기회를 얻어 많은 관객을 만나는 한편, 숨은 명곡이나 현대 청중에게 익숙지 않은 피아노곡을 발굴하는 일도 부지런히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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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스티브 허프 인터뷰

19·20일 서울시향과 협연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1번 연주

[한겨레]

19~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향과 협연할 예정인 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

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음악가다. 허프는 피아니스트로 가장 성공했지만 작곡가, 작가, 교육자로도 부를 수 있다.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런던에서 전시회를 연 적도 있으며, 그가 만든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리스트 소나타’는 피아노를 공부하는 학생뿐 아니라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인기다. 악보와 함께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허프의 연주 영상을 제공하고, 작곡가의 음악세계, 소나타 형식의 구조 등을 깊이 있게 설명한다. 허프는 다양한 활동 방향에 대해 “정서적 울림을 주기 위한 방식을 고민할 뿐”이라 말한다. 그런 허프가 오는 19·20일 양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지휘 바실리 시나이스키)과 연주회를 연다. 그를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2010년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과 협연했고 2008년 독주회를 한 적이 있지만, 서울시향과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들려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최근까지도 주요 홀에서 연주한 바 있는 그의 대표 레퍼토리다. 그는 수천번을 연습한 곡이지만 여전히 새롭다고 말한다. “첫 음을 연주하자마자 악기로부터 발산되는 전율, 그리고 작곡가의 영감을 느낀다. 이것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가 오면 나는 연주를 멈출 것이다!”

1983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허프는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으로부터 협연 기회를 얻어 많은 관객을 만나는 한편, 숨은 명곡이나 현대 청중에게 익숙지 않은 피아노곡을 발굴하는 일도 부지런히 해왔다. 현재까지 50장이 넘는 음반을 발매했으며, 약 30곡을 써서 발표했다. 2001년 클래식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미국 맥아더 펠로십 수상자로 선정되어 5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았고, 2014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다.

허프는 자신의 정치적·종교적 견해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가톨릭 신자이자 동성애자인 그는 종교적 신의를 담은 자작곡을 발표하는 것으로 생각을 드러내는 한편, 동성애자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시각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글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 일로 2007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예정돼 있던 공연이 취소된 일도 있었다. “복잡한 질문에 쉬운 답으로 무장하고 싶지 않다. 다른 누군가에게 설교하듯 말하고 싶지도 않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포용’함으로써 그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로부터 배우고자 한다. 내 삶에 도그마(독단)와 배타를 위한 시간은 없다. 나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의해 넓어지기를 늘 바라며, 이러한 열정이 내게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줄 거라 기대한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현재 런던 왕립음악원과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허프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치 외과의사가 수술을 집도하듯, 휴대폰은 잠시 멀리 두고 하나의 작품에 빠져들어야 한다. 나 역시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투어 연주를 다닐 때는 호텔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대신 작곡을 하거나 글을 쓴다. 에스엔에스(사회관계망서비스)를 자주 하는 것처럼 보일 테지만 기차를 기다릴 때만 한다!(웃음)”

김호경 객원기자 writerhoh@gmail.com, 사진 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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