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하이퍼루프..안전성 검증한다

신현규 2017. 10. 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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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지포 참석한 HTT 독일 재보험사 첫 승인
韓, 원천기술 다수 보유.."글로벌 경쟁력 충분"

◆ 제18회 세계지식포럼 ◆

진공 상태 튜브 속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최대 시속 1300㎞로 달리는 미래 운송수단 '하이퍼루프' 기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17일 독일 재보험사인 뮌헨리는 하이퍼루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HTT(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에 대해 보험 가입을 승인하고 공동 보험상품을 만들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더크 알본 HTT 공동창업자는 매일경제와 만나 "하이퍼루프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보험 가입을 추진해 왔다"며 "하이퍼루프 위험성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사상 첫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퍼루프 기술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진공 튜브 속을 날아가는 비행기'라고 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회장이 2013년 '하이퍼루프 알파'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린 논문이 시초가 됐다.

논문의 내용은 이렇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거대한 튜브를 설치하고 내부 공기를 모두 빼서 진공 상태로 만든다. 튜브 외벽에는 태양광 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태양광 패널이 붙어 있다. 진공 상태 튜브 내부에는 40~50명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객차를 넣는다. 객차는 에어펌프 또는 자기장을 이용해 떠 있다. 객차에 가해지는 저항이나 마찰을 극소화했기 때문에 초반에 달리기 위해 가속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관성의 법칙으로 이동한다. 현재 코레일이 연간 지출하는 비용 중 30%가 에너지 비용인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밥 그레스타 HTT 공동창업자는 "하이퍼루프 기술이 상용화하면 철도회사의 비용 구조가 달라질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으로 생성한 전력을 판매해 별도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이퍼루프 기술이 갖는 위험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최고 시속 1300㎞로 달리는 와중에 튜브나 객차가 파손되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진공 상태에서 가해지는 폐쇄공포증, 가속이 심해지면서 인간이 겪게 될 신체상 변화 등도 생각해 봐야 할 요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관섭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하이퍼튜브연구팀 팀장은 "튜브 또는 객차 파손 문제는 비행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그러나 비행기는 파손 시 해결이 어렵지만, 하이퍼루프는 지상에 있기 때문에 감속·정지시킨 후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하이퍼루프는 '진공 속을 날아다니는 지상의 비행기'로 봐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 또는 그보다 약간 낮은 정도의 위험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전문가들은 하이퍼루프 위험성을 비행기보다는 낮고, 우주선보다는 조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HTT 하이퍼루프에 대해 보험 가입 계획을 밝힌 뮌헨리 측 토르스턴 제워릭 이사는 "HTT 하이퍼루프 계획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통상적인 안전함을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낙관적 진단에도 불구하고 하이퍼루프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술이다. 이 팀장은 "과연 실제로 하이퍼루프가 구현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이퍼루프 분야에서 한국은 상당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머스크가 창안한 기술이라 미국 기술력이 뛰어날 것 같지만 이 분야에서 한국이 다수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HTT는 지난 6월 한양대,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이들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알본 창업자는 "한국의 관련 기술은 매우 뛰어나며 제휴와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 기술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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