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국빈? 美대통령 '첫 방한'의 정치학 트럼프는 어떨까

김성휘 기자 입력 2017. 10. 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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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체류기간 日과 비교..靑 "기간보다 내실, 체류시간도 양국 비슷"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총회 기간 중 팰리스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달 7일 한국에 입국한 뒤 8일 중국으로 떠나는 1박2일 방한을 17일 확정했다. 미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한국 중국 등을 차례로 거치는 아시아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1박2일 방한은 일본 일정이 적어도 2박3일인 점과 비교된다. 청와대는 국빈 방문이라는 '격'에다, 기간보다 어떤 일정을 소화하는지 '내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7일 화요일 오전에 도착, 8일 오후 출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최초로 이뤄지는 방한인 점을 감안해 2박3일을 추진했지만 양국은 트럼프 내외의 전체 방한 일정과 (6일에 올 경우) 한국에 너무 늦은 밤 도착하는 데 따른 의전적 문제를 감안, 7일 오전 도착에 합의했다"며 "트럼프 내외의 항공일정과 국빈일정을 감안한 것"이라 설명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자격으로 초청, 방문한다는 데 의미를 뒀다. 박 대변인은 "국빈방문은 대통령 임기 중 국별로 1회에 가능한데 우리나라 최고의 손님으로 예우한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1992년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이후 미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25년만이라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보다 상세한 방한 일정은 양국이 협의중이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 경내에서의 환영식, 한미 정상회담과 공동언론발표, 당일 저녁에는 국빈만찬과 공연, 두 대통령 내외의 우의와 신뢰를 보일 수 있는 친교행사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도 추진 중이다. 박 대변인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참석에 앞서 들르는 한·중·일 3국 중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정책 연설을 하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연설을 통해 한미동맹 강화, 북핵대응은 물론이고 동북아 정책 비전도 얘기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방한 기간, 얼마만의 국빈 방문인지가 화제가 되는 건 그만큼 미 대통령 방한의 무게감이 적잖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의 최고·최대 동맹국이고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공조가 절실하다. 특히 올해는 북한의 도발 국면에 문 대통령의 평화적 북핵 해결 소신이 중첩되면서 한미동맹의 강도와 밀도에 의문이 제기됐다.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도 끊임없는 비교대상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조지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중 한국을 3차례, 일본을 4차례 찾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국 4회-일본 6회 방문 기록을 남겼다. 이들은 한국에 오면서 늘 앞뒤로 일본을 들르는 일정을 가졌다. 청와대는 트럼프 방한을 계기로 이런 논란을 씻으려 한다. 국빈방문인 점을 강조하는 게 그래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한미공조, 한미동맹 의미가 중요한 때인데 국빈으로 초대하고자 하는 마음과 초대를 받는 마음이 일치된 것"이라 말했다.

다만 임기중 해당국가에 한차례 국빈 방문을 갈 수 있다는 관례 등을 고려하면 국빈이냐 공식방문 또는 실무방문이냐가 트럼프 대통령 방한의 무게를 가늠할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 결국 관건은 방한중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갖는 의미다.

같은 이유로 역대 미 대통령의 첫 방한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7월 첫 방한 때 비무장지대(DMZ)를 방문, 그 동선만으로도 대북 안보 태세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1월 자신의 첫 방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북 '그랜드 바겐' 정책에 공감을 표시했다. 2박3일(부시), 1박2일(오바마) 등으로 체류기간은 달랐지만 한미 공조를 재확인하고 대북 시그널을 보낸 것은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시간은 한국과 일본이 비슷할 것"이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출국 시간이 나라별로 다르고 한국은 이른바 '워킹데이'(월~금)에만, 일본은 일요일(5일)을 끼고 방문하는 점을 반영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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