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위키리크스' 불린 몰타 기자, 의문의 사망

김혜지 기자 입력 2017. 10. 17. 15: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총리 일가와 연관된 부패 혐의를 폭로한 지중해 섬나라 몰타의 기자가 16일(현지시간) 자신 소유 차량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면서 숨졌다.

부패폭로 전문기자의 석연찮은 죽음에 따라 야권을 중심으로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갈리치아는 권력층 부패 폭로 전문으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인 위키리크스'라고 칭할 정도로 기득권층에 위협이 돼 왔다.

몰타인들은 갈리치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탐사보도 전문기자, 차량 설치된 폭탄에 숨져
야당 "정치 살해" 주장..몰타 시민, 애도 물결
몰타의 탐사보도 블로그 운영자이자 언론인인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53). (링크드인) © News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총리 일가와 연관된 부패 혐의를 폭로한 지중해 섬나라 몰타의 기자가 16일(현지시간) 자신 소유 차량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면서 숨졌다.

부패폭로 전문기자의 석연찮은 죽음에 따라 야권을 중심으로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유명 탐사보도 블로그 운영자이자 언론인인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53)는 이날 오후 몰타섬 북부 자택 인근에서 차량을 몰고 나온 직후 폭발 장치가 터지면서 숨졌다.

폭발은 매우 강력했다. 조각난 차체는 인근 들판으로 날아갔다.

갈리치아 살해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없다. 경찰도 용의자를 밝히지 않았다.

갈리치아의 죽음은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그의 블로그 글은 몰타 전체 신문 구독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독자를 끌어모으곤 했다.

특히 갈리치아는 권력층 부패 폭로 전문으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인 위키리크스'라고 칭할 정도로 기득권층에 위협이 돼 왔다.

몰타 경찰이 갈리치아 사망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 AFP=뉴스1

게다가 갈리치아는 지난 4월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의 아내가 조세 회피용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지난 2년 동안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보도에 집중했으며 금융기관 돈세탁 실태는 물론, 몰타 온라인 게임 업계와 마피아 사이 연계를 들춰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갈리치아가 불과 15일 전 경찰에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신고를 접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야당인 국민당의 에이드리언 델리아는 갈리치아의 죽음을 "정치적 살해"로 주장했다. 그는 "갈리치아가 파나마 페이퍼스를 들췄고 강력한 정부 비판가였다"는 점을 상기했다.

또 갈리치아 사망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늘 일은 그냥 평범한 살해가 아니다. (현 정부 집권기인) 지난 4년 동안 법치주의가 완전히 무너진 결과"라고 비난했다.

폭로전문매체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갈리치아 살해범을 밝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2만유로(약 2663만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정치 의혹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갈리치아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은 과거 갈리치아가 비판한 인물이다. 유가족은 이에 따라 수사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며 법원에 변경을 요구했다.

무스카트 총리는 미국 수사당국이 갈리치아 사망과 관련해 협조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불식하고자 했다. 또 갈리치아의 죽음을 "언론 자유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으로 규탄했다.

갈리치아 추모집회. © AFP=뉴스1

몰타인들은 갈리치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 몰타 도시에서는 3000여명이 모여 촛불 집회를 가졌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샤를리엡도 테러 당시 언론 자유에 연대를 표현한 '나는 샤를리다'에 빗대 '나는 다프네다'(Je Suis Daphne)라는 문구가 유행했다.

icef08@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