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이 또 통신시장 뒤흔들까

박수형 기자 입력 2017. 10. 17. 13:34 수정 2017. 10. 18. 11: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규제변화 맞물려 관심..약정할인 영향 촉각

(지디넷코리아=박수형 기자)아이폰8 시리즈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출시된 아이폰8은 배터리 구설수가 겹치면서 예년에 비해 인기가 떨어졌다. 또 기대작인 아이폰X가 빠져 있어 파괴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연 1회 출시에 탄탄한 충성고객층을 갖고 있어 국내 통신유통 시장을 달구던 위세는 여전할 전망이다.

관심은 아이폰8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집중된다.

특히 시장 과열로 인한 이용자 차별이 발생하게 될지 아니면 단말기 경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시장을 활성화시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다음주 초 아이폰8 예약판매 소식을 미리 알린 뒤 오는 27일부터 일주일간 예약구매자 모집 경쟁에 돌입한다.

아이폰8 시리즈 국내 정식 출시일은 11월3일이다. 이날부터 예약구매자의 개통이 시작되고, 일반 소비자도 예약판매와 상관없이 아이폰 구입과 개통을 시작하게 된다.

■ 아이폰의 시장 파괴력

아이폰을 처음 국내에 들여온 것은 KT였다. 이후 SK텔레콤에 이어 지난 2014년 아이폰6 출시 때부터 LG유플러스까지 가세했다.

이통 3사가 모두 아이폰을 판매하게 된 이후 아이폰은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시장에 뜨거운 열기를 몰고 왔다.

공급 차수따라 아이폰 수령과 개통 일정이 정해졌던 국내 아이폰 도입 초기와 달리 현재는 출시 당일부터 곧바로 개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예약판매만 진행되면 수시간 내에 수만대의 예약자가 몰린다.

봄과 가을 등 계절별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국내 제조사와 달리 애플은 가을에 단 한차례 신제품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 시점을 1년 혹은 2년간 기다려온 충성고객층 규모는 견조하다. 덕분에 아이폰은 짧은 기간 동안 이동통신 유통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한번에 몰리는 단말기 교체 수요 덕분에 이통사도 가입자 유치 방어 작전에 열을 올린다. 제조사 장려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는 애플 특성 상 이통사가 공시 지원금을 마음껏 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경쟁사의 판매 장려금(리베이트) 정책 동향은 빠짐없이 챙긴다.

자칫 시장 과열로 인한 이용자 차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규제당국도 예의주시한다. 출시 첫날의 경우 예약 물량 개통이 더해지면서 불법 보조금 지급 정황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관리 감독 수준을 한껏 높일 수 밖에 없다.

■ 통신시장 규제 변화 시점에 등판

아이폰8을 두고 시장은 계산기를 두드리기에 바쁘다. 과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통신사와 유통망은 가입자 확보와 단말기 판매의 유불리를 따지기 한창이다.

아이폰 판매를 시작해왔던 예년과 변수가 늘었기 때문에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졌다. 지난달 상향된 선택약정할인율과 이달 초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아이폰8 출시 직후 다른 휴대폰을 포함해 시장에서 빚어질 경우의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과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추석연휴를 포함해 8월말부터 단말 교체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단말 교체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누적됐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시장 수요가 쌓인 시점에서 규제틀의 변화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 폭발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를 소개하던 장면. (사진=CNET)

이는 단통법이 시행됐던 3년전 모습과 닮아있다. 지난 2014년 10월말 단통법이 시행된지 한달만에 시장에 등판한 아이폰6는 유통망의 리베이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아식스 대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당시 단통법 시행 직후 단말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소비자의 교체 수요는 쌓여있었고, 단말기 값을 깎아주는 보조금 형태가 유통망 수수료 명목의 리베이트를 페이백으로 전환시켜 지급하는 우회 지원금으로 둔갑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서 아이폰8이 시장 과열을 촉발시킬 경우 합법적인 단말 시장의 대응 범위에서는 구형폰을 비롯해 기존 출시된 단말의 지원금을 확 올려 공시하는 방법이 있다”며 “유통 시장 이면에서는 방통위의 리베이트 감독 수준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온라인 떳다방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 “아이폰은 더 이상 보조금 시장 주인공이 아니다”

아이폰8이 단말 판매 시장에 과열 경쟁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과 함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동시에 나온다.

당장 아이폰8에만 한정해 보면 지원금보다 선택약정할인으로 쏠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보조금 중심보다 약정할인 중심으로 기울 것이란 설명이다.

아이폰은 지원금을 받지 않고 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이 90% 안팎에 달했던 스마트폰이다. 그런 가운데 할인율이 25%로 상향되면서 선택약정할인 비중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기기 값을 깎아주는 지원금이 선택약정할인으로 인한 약정기간 요금할인액보다 우월한 조건이 만들어져야 리베이트를 포함한 우회 지원금이 설 자리가 있다. 하지만 이통사나 유통망이 이같은 리베이트 규모의 마케팅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소비자의 우려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아이폰8의 배터리 문제와 함께 아이폰X의 부재가 시장에서 판매 동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크다. 최상위 스마트폰 모델 선호도가 유독 국내에서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특정 통신사는 아이폰X와 아이폰8의 동시 출시 의사를 꾸준히 타진해왔지만 이는 불발됐다.

이밖에 3년전 아이폰6 출시 시점과 시장 상황이 일부 달라진 점을 눈여겨 보는 시각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초기에는 방통위의 리베이트 관리 가이드라인이 없던 시기였고 현재는 리베이트 감시 수준이 이전보다는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며 “아이폰6 출시일은 10월 말이었기 때문에 매장들이 단통법 한달 동안 채우지 못했던 월간 목표 가입자 확보에 매달려 인센티브를 올리려고 한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수형 기자(psooh@zdnet.co.kr)

Copyright © 지디넷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