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증거 외면 어렵다"..MB 수사 시사

양성희 ,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7. 10. 1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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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상보) 기자간담회 "박근혜, 헌법 위반이 문제돼 여기까지 온 것"..공안부 검사 축소
문무일 검찰총장/사진=뉴스1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주장에 대해선 "헌법 위반이 문제돼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일축했다.

문 총장은 17일 취임 후 두번째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정보원 수사와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냐'는 물음에 "수집된 증거를 갖고 저희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사 대상에 어떤 한정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수사를 하다보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앞으로 어떤 자료를 수집하게 될지 단정하기 어려워 수사 대상을 예측할 수 없고 대상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법정에서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를 "법치를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문 총장은 "각자의 견해가 있고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은 헌법 위반이 문제돼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문 총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탄핵 과정을 가리켜 "지난 1년의 과정을 보면 국민이 굉장히 평화로운 방법으로 지금까지 이끌어왔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다른 나라에서 평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檢 공안부 검사 17% 축소

문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 추진 상황도 설명했다. 검찰 내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화를 위해 지시 사항을 기록하는 방안 등이 시행되고 있다. 대검찰청은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검찰개혁위원회를 통해 '수사심의위원회 도입' 등 검찰개혁 과제를 논의 중이다.

검찰은 특정 요일을 정해 변호인에게 변론을 듣는 '변론 기일제' 등도 시범 실시하고 있다. 피의자의 방어권을 위해 변호인이 조사과정에서 메모를 하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아울러 1·2심에서 무죄가 난 사건에 대해 상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검찰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해 사건 평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문 총장은 형사부를 강화하고 공안·특수부를 축소하겠다고 약속한 것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공안부 검사 인력을 146명에서 120명으로 18%, 특수부 검사 인력을 186명에서 106명으로 43% 감축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입장 표명 부적절"

문 총장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에 대해선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그는 공수처 설치안과 관련, "현 상황에서 검찰이 어떤 입장을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개인적인 의견이 있지만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입장 표명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이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검찰 구성원이면 다 알고 있다"며 "청렴한 나라,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대의명분을 누가 반대를 하겠느냐"고 공수처 설치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국회 논의를 할 경우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나 요구가 있으면 (그때)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앞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공수처에 우선수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냈지만 법무부는 최근 이 부분을 삭제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문 총장은 문재인정부가 제시한 개혁과제 중 하나인 '자치경찰제'를 언급하며 "자치경찰제가 지방분권화된 경찰을 전제로 한다면 우리도 그에 맞게 검찰의 기능을 좀 바꿔야 한다"며 "대략적인 안은 있는데 내부적으로 논의·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어금니 아빠, 철저히 수사"

문 총장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문 총장은 "범행 동기와 경위를 철저히 수사할 것을 당부했다"며 "경찰이 하고 있는 추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문 총장은 그러면서 "피해자의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검찰개혁과 관련, "검찰이 어렵고 국민의 비판을 많이 받는 처지에 놓였지만 최선을 다해 바꾸고 바르게 해 '언제 걱정했느냐'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 스님이 준 족자에 적힌 '백두산정 유천지'한 글귀를 인용하며 "산꼭대기에 거대한 호수가 있다고 누가 생각을 하겠나, 세상 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구를 방 안에 걸어두고 보면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양성희 , 송민경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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