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의 예루살렘' 키르쿠크 함락..자치 멀어지나

김윤경 기자 입력 2017. 10. 17. 12:16 수정 2017. 10. 1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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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부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유전지대 키르쿠크 지역을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로부터 빼앗는데 성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KRG의 '자치'라는 것의 존재가 매우 위협에 처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고 타임은 이라크 정부군의 키르쿠크 공격으로 쿠르드족은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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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부군, 유전지대 키르쿠크 장악
IS격퇴 동지에서 적대관계로..美 입장표명 '중요'
쿠르드족 보안군이 아르빌에서 남쪽으로 40km 떨어진 알툰 쿠프리 지역에서 보안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 16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군는 쿠르드자치정부가 장악하고 있던 유전지대 키르쿠크의 대부분을 탈환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이라크 정부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유전지대 키르쿠크 지역을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로부터 빼앗는데 성공했다. 이는 한때나마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는데 힘을 합했지만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과 자치를 구한 KRG와 이라크 정부간의 게임에서 KRG가 패배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KRG의 '자치'라는 것의 존재가 매우 위협에 처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고 타임은 이라크 정부군의 키르쿠크 공격으로 쿠르드족은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KRG의 분리독립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나라 없는 가장 많은 민족'인 쿠르드족은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에 걸쳐 거주해 왔으며, 이라크에서는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기 위한 미국의 후방 지원을 받으며 독립과 자치에 대한 열망을 키워 왔다. 쿠르드 민병대를 끌어들인 미국은 2003년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다.

미군 철수와 함께 쿠르드족에겐 다시 존립 위기가 찾아왔지만 이들에겐 그래도 유전지대 키르쿠크가 있었다. 공인된 것은 아니지만 IS를 격퇴한 뒤 장악하고 있었고 KRG에게 있어 키르쿠크는 '쿠르드족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상징적 의미도 컸다.

반대로 이는 이슬람 시아파가 장악한 이라크 정부에겐 눈엣가시. 이에 이라크 정부군이 키르쿠크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KRG의 자체 군조직 페슈메르가는 "이라크 정부군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면서 수만명의 주민들과 함께 키르쿠크에서 에르빌(Erbil) 지역으로 도피하고 있으며 타임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페슈메르가가 버리고 간 총으로 이라크 정부군을 공격하기도 했다.

하이다르 자하드 아바디(Haider al-Abadi) 이라크 총리는 키르쿠크를 사실상 함락한 직후 쿠르드족이 이용하던 공항이나 터키로 향하는 수출항 등을 봉쇄하도록 지시했으며 페슈메르가는 이라크 정부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엑스터대 동북아정치학 교수인 가레스 스탠스필드는 "현재로선 쿠르드족의 지역이라는 것이 남아있을 수 있을 지 여부가 중요하다"라면서 "정치적인 리더십 측면에선 도박을 했지만 패했다"고 언급했다.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이 자신들의 정치· 군사력을 과대평가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미국 등 국제사회와 인근국가들이 쿠르드족에 대해 더 이상 간섭하지 않으려는 입장이어서 이번엔 지지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타임은 미국 전쟁학연구소(The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제니퍼 캐퍼렐라 선임 애널리스트를 인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어떻게 입장을 취하는지에 따라 쿠르드족의 앞날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라크 정부와 KRG간의 긴장이 더 깊어지기 전에 미국이 더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SJ은 이와 함께 그동안에도 무장 투쟁을 전개했지만 어려웠던 이란 내 쿠르드족의 자치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나 바르자니 KRG 수반은 반이란 성향을 강하게 나타내 왔었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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