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떠난 배넌에 '애증'..뒤에선 "배넌 이해해"

김혜지 기자 입력 2017. 10. 17. 11:37 수정 2017. 10. 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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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표출하며 집권 공화당과 '내키지 않는' 협력을 해야 하는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배넌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도 그를 앞으로 만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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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표' 절실한 트럼프..화해 시도
관계개선 몸짓하면서도 당엔 무능력 '일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스티브 배넌 전직 백악관 수석전략가.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표출하며 집권 공화당과 '내키지 않는' 협력을 해야 하는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배넌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도 그를 앞으로 만류하겠다고 밝혔다.

배넌은 다음 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주류 세력에 전쟁을 선포한 대안우파(alt-right) 인사다. 그는 공화당 기득권층이 재선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최근 예비선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배넌에 대해 우선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난 스티브를 매우 좋아한다. 스티브는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배넌이 주시하는 몇몇 사람들은, 솔직히 말해 좋은 사람들"이라며 "난 우리가 배넌을 그것(공화당과의 전쟁)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보겠다"고 전했다.

자신 옆에 나란히 선 매코널 원내대표를 의식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세제개편 등 백악관의 사활이 걸린 국정 추진에 있어 공화당 현직 의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따라서 백악관과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배넌을 말려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오바마케어 폐지 등에 있어서 이미 무능력을 증명한 의회에 불만을 감출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배넌. © AFP=뉴스1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배넌에 대한 혼란스러운 칭찬'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코널 원내대표와 오찬을 나눈 뒤 "우리 관계는 아주 좋다", "이전 어느 때보다 가깝다"며 당과의 불화 조짐을 해소하려 했음에도 "그들의 데탕트(화해)가 얼마나 오래갈지 의문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오전 내각 회의에선 "솔직히 배넌을 이해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을 끝내질 못하고 있다"며 그 원인은 "나 자신"(백악관)이 아닌 "그들"(의회)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지난 여름 오바마케어 폐지 표결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점을 지적하며 "몇몇 사람들이 우리를 정말 실망하게 했다. 그들이 우리를 매우, 매우 실망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배넌이 느끼는 바를 완전히 이해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올 여름부터 매코널 원내대표,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등 공화당 좌장들과 언쟁을 벌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부쩍 공화당과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

이달 린지 그레이엄, 랜드 폴 상원의원 등 자신에게 유독 비판적이었던 이들과 골프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화해 의지는 완벽하지 않아 보인다.

이날 내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안다. 대부분은 아주, 아주 대단한 사람들이며 열심히 일하고 미국인을 위한 위대한 일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일부는 우리를 매우 실망시켰다"고 강조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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