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포켓선수' 서서아 "멀었지만, 세계 챔피언이 목표"

2017. 10. 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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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세계포켓볼대회'서 김가영 첸시밍 등 전설과 함께 본선
32강서 박은지에 패배.."'제2의 김가영'은 민망하고 영광"
‘2017 구리 세계포켓9볼대회’ 스테이지2에서 박은지와 경기하고 있다.

지난 15일 끝난 ‘2017 구리 세계포켓9볼대회’(구리 세계포켓볼대회). 한국은 권호준(경기연맹) 박은지(동양기계)가 각각 남녀 4강에 오르며 개최지 한국의 자존심을 살렸다.

하지만 이들보다 먼저 이슈가 된 선수가 있다. 바로 ‘중학생’ 포켓선수 서서아(광주연맹‧전남사대부중 3학년)다. 올해 만 14세인 서서아는 ‘스테이지1’을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그렇게 오른 ‘스테이지2’에서도 2승1패을 거두며 ‘포켓여제’ 김가영, 세계 1위 첸시밍(중국), ‘여자 포켓 레전드’ 켈리 피셔(영국) 등 기라성같은 선수들과 함께 본선 32강에 올랐다.

비록 32강전에선 대회 4강에 오른 ‘선배’ 박은지에게 패했지만, 한국 포켓볼 관계자들은 서서아를 두고 “제2의 김가영이 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대회의 여운이 가시기 전인 16일, 서서아는 MK빌리어드뉴스에 구리 세계포켓볼대회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전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서아는 “세계 챔피언이 목표”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회가 본인의 두 번째 국제대회라고.

=포켓볼 단일대회 성인부 경기는 지난 달 출전한 ‘CBSA 차이나 상하이오픈’이 처음이었다. 그때 ‘스테이지1’ 마지막 경기에서 신 칭치(중국)에게 2:7로 져 다음 라운드에 못 올라가 많이 속상했다. 그래서 이번엔 열심히 준비했고, 감사하게도 ‘스테이지2’를 넘어 본선 32강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도 따라왔다.

▲‘스테이지1’을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예상 못한 결과였다. 1라운드 페이 천(대만)과의 대결은 이겼지만, 긴장을 많이 해 실수가 많았다. 안우평 선생님(서서아 선수 코치)이 “차분하게 하라”고 하신 주문대로 조급한 생각을 버리니 2라운드 우진 언니(이우진 선수), 3라운드 무라마츠 사쿠라(일본)의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

▲‘스테이지2’ 1‧3라운드서 세계 30위권 강자들을 물리쳤다.

=1라운드에서 만난 궈즈팅(대만‧세계 33위)은 8월 ‘2017 타이페이 유니버시아드’ 여자복식 우승자였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CBSA 상하이 차이나오픈’에서 6:7로 졌던 터라 시합전 복수를 다짐하기도 했다. (웃음) 3라운드 상대 팬 유 쉰(대만‧35위)은 그때 이긴 경험이 있다. 한 번씩 만나본 상대라 마음을 편하게 먹었고, 덕분에 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본선 32강 진출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사실 포켓 국제대회 ‘스테이지2’ 진출도 처음이다. 거기다 본선까지 진출하니 기쁨을 넘어 영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가영 선배님, 세계 1위 첸시밍, 포켓 전설 켈리 피셔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과의 경기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 생애 첫 본선 무대는 그래서 영광스럽고 또 그만큼 떨렸던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다.

▲하지만 32강서 박은지 선수에게 패했다.

=하하. 은지 언니(박은지 선수)가 잘 쳤다. ‘스테이지2’ 2라운드에서 만났을 때도 느꼈지만, 특히 경기운영이 정말 뛰어나더라. 패인은 경험 부족이었던 것 같다. 은지 언니의 수비를 풀어내는데 애를 먹었고 패배로 이어졌다. 그 경기를 통해 경기운영에 대한 중요성을 더 절감했고,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확실하게 깨달았다.

▲이번 대회 본인 경기력을 자평한다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인건 맞지만, 아쉬움이 더 크다. 점수가 뒤지고 있거나, 상대가 바짝 추격해 올 때 저도 모르게 불안감이 생기는 것 같다. 자꾸 점수 생각을 해 실수가 잦아진다. 32강전 은지 언니와의 대결에서도 분명 따라갈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떨려서 (공격 시)포지션 플레이에 실패하면서 다음 공을 넣기 어려운 상황이 여러번 찾아왔다. 저는 아직 멀었다는 걸 느낀 대회였다.

▲일각에선 ‘제2의 김가영’이 될 재목이라고 하는데.

=(한동안 머뭇거리다)민망하다. 감사하고 영광스럽지만 그렇게까지 되려면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학교에서 발랄한 서서아 모습.(사진=서서아 페이스북)

서서아는 중1때부터 ‘풀투어’ 등 전국대회 성인부 경기에 출전했다. 국내 대회 성적은 지난 8월 춘천 대한당구연맹회장배 8강이 최고지만, 세계 주니어무대에선 2년 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복식 3위, 이듬해 같은 대회 복식 1위, 올 5월 ‘2017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복식 1위 및 개인전 준우승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당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교 5학년때, 당구를 좋아하는 아빠가 해보라고 하셨다. 그러다 지금 저를 지도해주시는 안우평 선생님을 만나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안우평 선생님은 무서울 땐 무섭지만, 평소엔 저를 딸처럼 대해주신다. 요즘엔 제게 수비연습을 비롯한 경기운영에 대한 부분을 많이 강조하신다. 선생님 덕분에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올해까지 종별 학생선수권대회 우승을 네 번 연속 차지했다.

▲곧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가 열리는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9일부터 3일간 치러진다. 출국은 27~28일 사이에 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로 여자는 저와 우진 언니, 남자는 서영원‧김대현 선수가 출전한다. 대회 전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하면 결과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 최선을 다해 제 경기를 열심히 치르고 온다는 각오로 떠날 생각이다.

▲‘포켓볼 유망주’ 서서아의 꿈은.

=당연히 세계 챔피언이 목표다. (웃음)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에 김가영 선배님, 첸시밍, 켈리 피셔 등 훌륭한 선수들의 장점을 보고 배워 나가려고 한다. 여기에 인성까지 갖춘 멋진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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