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명호 긴급체포..'추명호-우병우-최순실 커넥션' 드러나나

손국희 2017. 10. 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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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벽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
우병우 감찰 나선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찰
'비선실세' 최순실씨 비리 비호 의혹도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 [연합뉴스]
검찰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정치 공작과 비위 혐의의 중심에 선 추명호 전 국정원 8국장을 17일 긴급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수사팀은 이날 “추 전 국장을 전날 오전부터 소환 조사하던 중 오전 2시 10분경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국정원의 사찰 및 첩보 활동을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국정원 개혁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찰 동향'을 보고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 개인동향 및 감찰내부 동향'과 '특별감찰에 대한 대응방안 제시'란 제목의 보고였다. 이 보고엔 "법조 출신 야당 의원과의 친분관계, 철저한 동선 보안유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과 관련해 처가 보유 부동산을 넥슨에 매각한 의혹을 감찰 중이었다. 추 전 국장이 '우병우 구하기'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사찰 보고가 추 전 국장의 '직보'로 이뤄졌는지, 중간 단계를 거쳐 우 전 수석에게 전달됐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장진영 기자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추 전 국장이 이 전 감찰관 외에도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동향을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관련 정보는 추 전 국장의 상관인 이병기,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을 거치지 않고 우 전 수석에게 직보된 것으로 조사됐다.

개혁위는 우 전 수석이 지난해 2월 추 전 국장을 국내 정보 수집 등을 총괄하는 2차장에 추천한 것으로도 파악했다. 하지만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고 한다.

추 전 국장은 당시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1)씨의 존재를 덮으려했다는 의혹도 있다. 개혁위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엔 최씨와 미르재단 등에 대한 첩보가 170여건 올라왔다. 하지만 추 전 국장은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추 전 국장은 관련 보고를 올린 국정원 직원 일부를 좌천 발령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2차례 만남을 가진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추 전 국장이 최씨와 관련된 첩보를 차단한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물론 우 전 수석과 ‘교감’이 있었는 지도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추 전 국장이 국정원의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 작성을 주도하는 등 당시 야당 정치인에 대한 공작활동을 벌였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체포시한(48시간)에 맞춰 18일쯤 추 전 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전망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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