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독립 또 물건너갔나.."키르쿠크 상실로 치명상"

2017. 10. 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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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계 집안싸움이 이라크군 진격 도왔다"
실세 미군 급히 긴장완화..전문가 "자치권마저 위협받을듯"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이라크 정부군이 북부 키르쿠크 주 주요 지역을 사실상 모두 점령함에 따라 독립을 향한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꿈이 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키르쿠크는 KRG의 자치권이 공인된 곳은 아니지만 쿠르드계 인구가 많이 거주하고 유전지대인 만큼 쿠르드 독립을 위해 경제적으로 무척 중요한 곳이다.

더구나 KRG은 자체 군조직 페슈메르가를 투입해 2014년 중반 이 지역에서 급격히 세력을 확장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공세를 이라크군을 막아낸 정치적 정당성까지 지니고 있다.

지금도 페슈메르가는 부패와 지도력 부재로 도주하기 바빴던 이라크군 대신 IS 대원과 전투를 벌였으며, 당시 숨진 대원만 2천명이 넘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페슈메르가가 3년 가까이 지켜온 이곳에 전날 이라크 정부군의 탱크가 진군하면서 이제 KRG 깃발 대신 이라크 깃발이 펄럭인다.

KRG의 통치에 반발해 온 이 지역 투르크멘·아랍계 소수민족은 이라크군의 진격을 환영하고 있다. 반면, 쿠르드계 민간인 수천명은 보복을 두려워하며 이라크 북부로 피신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과 그가 속한 KRG 집권 정파 쿠르드민주당(KDP)은 이라크군의 키르쿠크 진격을 비판하며 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

아직 불씨는 남아있지만 추가로 군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라크 정부군이 작전에 대성공을 거둔 데는 쿠르드의 내홍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KRG 내 집권 정파 KDP와 두 번째 정파 쿠르드애국동맹(PUK)이 심각하게 분열됐으며, 이라크군의 키르쿠크 진격도 PUK 측 병력의 철수 덕분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현재 KDP와 PUK는 키르쿠크를 빼앗긴 데 대해 서로 책임을 물으며 반역·배반이라고 비난한다.

양측의 권력 다툼은 수십 년간 지속돼 왔다. 1996년 바르자니 KRG 수반이 PUK와의 내전에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병력을 끌어들인 것은 양측의 갈등을 잘 보여주는 유명한 이야기다.

오늘날까지도 페슈메르가 병력은 PUK, KDP를 지지하는 양 갈래로 분리돼 있다.

바르자니 KRG 수반에게 반대하는 세력은 분리·독립투표를 밀어붙이려는 그의 집착을 비판한다. 미국과 이라크, 이웃 국가들이 투표를 반대하는 만큼, 쿠르드인들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PUK가 이끄는 페슈메르가 병력이 철수함에 따라 이라크군이 유전지대 등 키르쿠크 대부분을 점령했지만, 일부는 아직 페슈메르가의 손아귀에 있다. 이들이 싸움을 계속하기로 결정하면 충돌이 더 격화될 수 있다.

FT는 이날 늦은 오후로 접어들며 상황은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 키르쿠크 주민은 "이라크와 PUK 병력 간 협력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긴장이 악화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물밑에서는 이 지역의 최고 실세인 미군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군 지휘관들은 자신들이 훈련하고 무기까지 지급한 이라크 정부군, 페슈메르가에 진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이 키르쿠크를 전날 신속하게 점거한 현 상황에서 사태가 급히 봉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로 KRG가 치른 대가는 무척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더럼 대학의 다나 나우자 자프 교수는 "쿠르드인들은 키르쿠크를 영원히 잃었다"며 "2014년 이전이 아니라, 미국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쿠르드 자치권이 합법화한 2003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FP=연합뉴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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