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등축제 유료화 3년..방문객 1/4, 상권매출 1/3로 급락"

경남CBS 손성경 프로듀서 2017. 10. 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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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주시 '성공축제' 자평에 대한 반박

-진주시 '유료 입장객 41만, 축제 역사 다시 썼다' 자평하지만
-유료화 전 2014년에는 280만명에 경제효과 1600억
-커피숍, 식당등 상권 매출 1/3로 감소
-축제비용 40억 아끼려다 지역경제 큰 손해
-주민참여 줄고, 경제효과도 감소...최초의 지방축제 명성 무너뜨려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주소원 작가실습생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정원각 집행위원장 (2018희망진주시민의길 집행위원장)

◇ 김효영 : 3년째 유료축제 논쟁을 불러일으킨, 남강유등축제가 지난 주말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평가를 해 볼텐데요.

진주시는 성공적인 축제였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진주시의 발표는 이렇습니다.
"올해 유등축제는 유료 입장객 41만 명, 시민 등 무료 입장객 26만 명으로 초 67만 명이 입장해 전년도 보다 입장객이 20% 증가했다. 전체 축제 경비 40억 원 중 유료수입이 약 44억 원으로 추계돼 축제 완전 자립화를 넘어 흑자 축제로 대한민국 문화관광 축제 역사를 다시 썼다"고 말이죠.

그러나 반대의견도 많습니다. 시민단체의 입장, '2018희망진주시민의길' 정원각 집행위원장 연결돼 있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원각 : 네. 안녕하세요.

◇ 김효영 : 지난 15일에 막을 내렸습니다. 진주유등축제. 어떻게 보셨어요?

◆ 정원각 : 제가 몇 번 가봤습니다. 3번을 가봤는데. 평일날 저녁에 한 번 가봤고요. 주말에 두 번 가 봤고, 마지막날인 15일에 가 봤어요.

◇ 김효영 : 네.

유등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저녁 7시 야외공연장의 모습. 관람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사진=정원각 위원장 제공)
◆ 정원각 : 입장권을 가지고 갔는데 마지막 날 마음이 좀 짠했어요. 왜 그러냐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진주성 본성에 입장하기 전에 공연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근데 가수가 노래를 하고 있는데 관중이 한 명도 없었어요.

사진도 찍어놨는데, 그 가수한테 참 예의도 아니다. 유료화가 결국 이런 일들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느끼면서. 관중이 아무도 없는 데서 노래를 불러야 되는 가수의 심정은 어떨까? 저는 그런 마음이 좀 아프기도 했습니다.

비가 조금 오긴 왔어요. 우산을 안 써도 될 정도였는데. 진주성 안에 있는 행사는 관중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유료입장을 한 거기서 가수가 하는데 6시 반 조금 넘었던 거 같습니다.

◇ 김효영 : 그렇게 관객이 없는 무대가 유료화 때문이다?

◆ 정원각 : 당연하죠. 진주시가 유료화 전인 2014년에는 280만 명이 들어왔다고 그랬거든요? 2010년에는 250만 들어왔다고 하고 있고요.

그런데 유료화한 다음에는 2015년에는 40만 좀 넘게 왔고 2016년, 작년에는 55만 정도로 예상하더라고요, 시에서.

그러면 이번에도 늘어봤자 얼마나 늘었겠어요. 그러니까 유료화하기 전에 관중하고 경제유발효과 이건 엄청나게 날아간 거죠.

◇ 김효영 : 유료화하기 전에는 그런 공연에 관객들이 많았습니까?

◆ 정원각 : 꽤 있었죠. 똑같이 비교할 순 없지만 입장료를 내지 않는 밖에서는 품바타령도 하고 그랬는데 거기서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어요. 시의 공식행사에 들어가지 못한 품바타령이 지역민들하고 같이 호흡하는, 수백 명이 모여서 그런 것도 볼 수 있었고.

◇ 김효영 : 평일에도 가 보시고 주말에도 두 번 가보셨다고 했는데. 가수 공연장 말고, 전체적인 어떤 분위기는 어떻게 느껴지셨습니까?

◆ 정원각 : 개천예술제가 원래 이 축제의 효시인데. 지역축제의 효시기도 하고요. 개천예술제는 너무 죽어있어서 썰렁했구요, 마음이 좀 짠했고.

물론 무료화할 때보단 많이 줄었지만 유등축제 중심으로 가는 게 이것도 평가해야 될 문제다. 개천예술제가 가지는 역사성과 지역민에 대한 자주성이 있는데 왜 이것은 죽어가고 유등축제 유료화하는 이 부분만 중심적으로 포커스를 받나? 그런 의문도 들기도 했습니다.

◇ 김효영 : 구경 오신 분들의 반응은 들어보셨습니까?

◆ 정원각 : 들어봤죠. 아주머니를 뒤쫓아 가면서 들어보니까 '식구가 외지에서 온 친인척해서 10명이 넘는데, 명절이라, 이 사람들에게 만 원내서 들어가려니까 입장료가 십만 원이 넘는다는 거예요.

◇ 김효영 : 그렇죠.

◆ 정원각 :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들어가기도 힘들고 만약에 들어와서는 지역에서 다른 식당에 갈 돈 예산들이 가게에 지출할 예산이 확 줄어드는 거죠.

◇ 김효영 :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시거나 장사하시는 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 정원각 : 제가 커피숍도 다녀봤고 식당도 다녀봤는데, 대체로 하는 말씀들이 유료화하기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 김효영 : 3분의 1 수준 밖에 안 된다?

(사진=정원각 위원장 제공)
◆ 정원각 : 축제가 미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상당히 줄어들었다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죠.

◇ 김효영 : 과거에 유료화되기 전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런 것 분석도 하고 하지 않습니까?

◆ 정원각 : 두 가지가 나와 있습니다. 하나는 2010년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조사한 게 650만 명이 왔다가고 1천억 원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했고요.

그 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진주시가 추산한 언론에 나온 얘기는 2014년 기준으로 280만 명이 왔다 갔고 경제파급효과가 1천6백억 원이었다 했습니다.

그런데 참여인원이 4분의 1, 5분의 1로 줄었으면 이것도 상당히 줄었고. 그 다음에 입장료를 내다보니까 지역에서 다른 식당이나 이런 데서 쓸 돈이 또 줄어드는 거죠.

◇ 김효영 : 그렇겠죠.

◆ 정원각 : 파급효과는 상당히 줄었다고 봐야죠. 그래서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효영 : 축제 자체 비용은 자립했지만, 축제를 통해서 얻고자 했던 지역경제 전체적인 효과는 크게 줄어버렸다는 말씀.

◆ 정원각 : 네. 당연합니다. 축제를 주관하는 진주문화재단 입장으로 봐서는 손해 보는 게 없죠. 그러나 진주시 전체로 봤을 때는 대단히 손해를 보고 있는 거죠.

◇ 김효영 : 네. 알겠습니다. 혹시 입장권을 어디 단체에다 떠맡긴다든지 그런 잡음은 없었습니까?

◆ 정원각 : 그런 잡음도 당연히 있었죠.

◇ 김효영 : 올해도 있었습니까?

◆ 정원각 : 네. 공무원들이 입장권을 팔러 다녀야 됐고 관련 단체들이 입장권을 사야 되는 그런 일들.

그래서 저는 '축제를 왜 하는가?'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짚지 않으면 심각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효영 : 한번 짚어보죠.

◆ 정원각 : 네. 저는 축제를 하는 것을 진주문화재단에 도움이 되는 축제를 하면 안 되잖아요. 축제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신명나는 거란 말이에요?

◇ 김효영 : 네.

◆ 정원각 : 지역민들이 많이 참여하고 즐기고. 그 다음에 두 번째 부수적인 효과로 경제유발효과가 있는 거죠. 상인들이나 지역경제에 활성화되는 것. 이 두 가지가 저는 축제의 본질이라고 보는데요. 여기 두 가지 입장으로 봤을 때 지금 유료화 이후에 유등축제는 둘 다 어긋나 있는 형태라고 봅니다.

◇ 김효영 : 그런데 왜 이렇게 진주시가 이 같은 경제적인 손해를 보면서까지 유료화를 강행했다고 보십니까?

◆ 정원각 : 초기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축제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유료화를 해서 재정자립도를 높여라는 그런 흐름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 지적이 있었고요.

저는 그 부분이 전혀 틀리다고 보진 않아요. 왜냐면 이제 우리나라 234개의 자치단체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너무나 축제가 무분별하게 많이 있는 부분도 있거든요.

◇ 김효영 : 네. 많아요.

◆ 정원각 : 그러나 진주의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는 다르거든요. 최초의 지방축제란 말입니다. 올해가 67년째입니다. 전쟁 기간 3년을 빼고는 매해 열린 대단히 의미 있는 축젠데.

이 축제를 통해서 서부경남 사람들이 신명나고 즐기고 농사 마치고 이제 풀고 힐링하고 그다음에 단합하는 효과있는 아주 중요한 축젠데. 이 축제를 좀 무너뜨리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 김효영 : 그렇군요. 과거에는 그야말로 서부경남 주민들의 한판 축제였군요.

◆ 정원각 : 근데 유료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참여하기 어렵게 되는 그런 축제가 됐죠.

◇ 김효영 : 알겠습니다. 이렇게 많은 비판이 몇 년째 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진주시는 그런 목소리에는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까?

◆ 정원각 : 그런 면에서 저는 진주시장님을 이걸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이 축제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많은데 이 부분을 그냥 밀고 나가는 거 보고 '아, 이해가 안 간다'. 하긴 뭐, 진주시 행정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이것만은 아닙니다.

◇ 김효영 : 알겠습니다. 이해 안 가는 행정이 많다고 하셨는데, 이 이야기도 다음에 해보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원각 : 네. 고맙습니다.

[경남CBS 손성경 프로듀서] sskann0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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