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석유전쟁]②한정된 자원놓고 종파간 무한정쟁..제2의 'IS' 출현할까

이현우 2017. 10. 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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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파, 인종을 떠나 무차별적 학살과 테러를 자행하던 IS가 괴멸상태에 놓이면서 이라크 내전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아파, 수니파 이슬람은 물론 쿠르드족 등 이라크 내 소수민족들과 토착 기독교인들까지 한데 뭉쳐 싸우게 만들었던 공공의 적이 사라지면서 각 정파간 분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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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모술을 탈출 중인 이라크 주민 모습(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종파, 인종을 떠나 무차별적 학살과 테러를 자행하던 IS가 괴멸상태에 놓이면서 이라크 내전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아파, 수니파 이슬람은 물론 쿠르드족 등 이라크 내 소수민족들과 토착 기독교인들까지 한데 뭉쳐 싸우게 만들었던 공공의 적이 사라지면서 각 정파간 분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당장 가장 먼저 올라온 문제는 쿠르드족과의 전쟁이지만, 이라크의 국내 사정을 고려하면 언제든 제2, 제3의 IS가 출현하고 내전이 장기화될 위험성이 상존한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촉발된 이라크의 난세는 단순히 지역군벌들의 난립으로만 설명되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정치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라크의 3대 정파인 시아파 이슬람, 수니파 이슬람, 쿠르드계와 함께 야지디족과 기독교계 등이 모두 정쟁에 휘말려있기 때문이다.

당장 집권당인 최대 시아파 정당 다와당도 정치적 분열과 대립에 휩싸여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 총리인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는 IS와의 주요 전쟁이었던 모술 탈환전을 이용해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 수반과 연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반면 누리 알 말리키 전 총리는 쿠르드자치주 내 다른 군벌 세력들과 손을 잡고, 수니파 이슬람교와 가까운 사이다. 애초 IS 토벌전이 힘겹게 진행됐던 이유도 이렇게 중앙정계와 지방군벌간 복잡미묘한 관계로 인해 연합작전의 진행이 더뎠기 때문이었다.

이라크전쟁 이후 '유일신과 성전'이라는 소규모 지역군벌에서 시작한 IS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종파와 관계없이 무차별 학살과 약탈을 자행한 폭력집단에 불과했다.(사진=아시아경제DB)


수니파 이슬람 계열의 극단주의 변종 군벌이었던 IS의 탄생 역시 이러한 이라크의 정쟁과 무관하지 않았다. IS는 원래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의 대대적 혼란 속에 태어난 군벌 세력이었으며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한다고 스스로 외쳤지만 실제로는 이슬람교도, 기독교도, 외국인 등 가리지않고 무차별적 폭력을 휘두르며 주요 원전시설과 도시 장악에 혈안됐었던 군벌에 불과했다. 이런 조직의 탄생에는 이라크전쟁 이후 주요 전장이 수니파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사는 이라크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탓이 컸다.

이라크전 이후 주요 원전시설이 빠르게 복구되지 못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놓고 갖가지 군벌들의 이권개입이 시작됐고, 중앙정계와 연계된 이들 조직끼리 내전이 심화되면서 이라크 상황은 더욱 악화돼왔다. 14년째 지속되는 전쟁으로 피폐한 도시에서 탈출한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IS와 같은 지역군벌과 결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옆나라인 시리아까지 내전상황에 휩싸이자 IS 세력은 급성장하게 됐다. 후세인 정권 타도를 목표로 각 군벌에게 지급된 미국의 최신예무기는 이제 내전에 쓰이게 됐으며 더 많은 무기 구매를 통해 경쟁군벌을 제거하고자 더 많은 유전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이 지속돼온 것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쿠르드족과의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이라크 정쟁 심화로 또다른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터키, 이라크, 시리아 등 이웃국가들의 개입과 정치적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IS는 겨우 토벌됐지만 제2, 제3의 IS는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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