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장 인선 돌입한 트럼프..'강성 매파' 테일러 부상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자 인선에 본격 돌입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 옐런 의장과 인터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인터뷰는 백악관이 옐런 의장의 연임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옐런 의장을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옐런 의장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연준 의장 교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옐런 의장이 금융규제 완화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초기에 만난 적 있지만, 그 이후로는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 등 다른 후보군들과 잇따라 면접을 진행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매파인 워시 전 이사나 비둘기파인 파월 이사 중 후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유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본격적인 인선 작업이 진행되면서 가장 매파적인 성향을 가진 테일러 교수가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그는 엄격한통화정책을 강조하고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요구하고 있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테일러 교수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그를 상당히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자신과 좋은 관계인 사람들을 고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테일러 교수는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적정 금리 수준을 강조하는 ‘테일러 준칙’을 창시한 통화경제학자다.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경기 대응보다는 규칙에 의거한 통화정책을 중시한다.

다만 한가지 변수는 테일러 교수가 연준 의장에 오를 경우 지금보다 금리 인상에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QE) 등에 비판적이었던 테일러 교수가 차기 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연준의 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를 빠르게 부양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급격한 통화 긴축을 선호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저금리 정책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테일러 교수는 지난주 보스턴 연준 회의에서 지금까지의 발언과는 달리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중앙은행의 손을 묶을 정도의 통화 규칙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략을 갖고 정책을 실행해야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차기 연준의장 인선은 앞으로 한 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비드 맬퍼스 재무부 차관을 연준 이사회 멤버로 지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경제학자 출신인 맬퍼스 차관은 지난 대선 기간 중 트럼프 캠프에서 경제 고문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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