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실학 선각자, 존재 선생의 숨결 살아있는 장흥 방촌마을
[오마이뉴스 이돈삼 기자]
▲ 장흥 방촌마을에 있는 장흥 위씨 존재고택. 현대사회에서는 많이 퇴색했지만, 고택은 유교문화를 토대로 살아온 우리 민족의 문화적 원형을 이루는 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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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에는 이 종가가 많다. 전남에 뿌리를 두고 대를 이어온 종가는 70여 곳. 이 가운데 10대 이상 대물림해 온 종가가 절반을 웃돈다. 나라에 큰 공을 세웠거나 학문과 덕이 높아 종가가 된 불천위(不遷位)도 9곳에 이른다.
▲ 옛집의 상징인 기와집과 초가집. 장흥 존재고택 마당에 세워진 돌탑 사이로 내다본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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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고택의 연못과 대문. 존재 위백규가 독서를 하는데, 요란하게 울던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방해를 하자 부적을 던져 울음소리를 그치게 했다는 연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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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위백규(1727-1798)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장흥읍에서 우람한 동상으로 서 있는 존재는 벼슬보다는 자신의 수양에 치중하는 학문에 힘썼다.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의 학맥을 이은 대학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세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낡은 제도와 정치 개혁을 임금에 건의하기도 했다.
존재는 자신의 저서 '정현신보(政絃新譜)'를 통해 '세력 있는 부자는 더 많이 소유하니 부유할수록 사치하고 가난할수록 더욱 곤궁해지는 형세'라며 '부자에게는 토지소유를 제한하고 세금을 제대로 걷을 것이며, 가난한 사람에게는 잡다한 세금을 부과하지 말고 자력으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재 위백규는 여암 신경준(1712-1781), 이재 황윤석(1729-1791)과 함께 호남의 3대 천재 실학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 존재 고택의 안채 앞에 있는 서재. 1700년대에 지어진 정자 형태의 건축물이다. 서쪽은 팔작, 동쪽은 맞배지붕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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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고택의 서재 밧침돌과 기둥. 1700년대에 지어질 당시 쓰였던 밧침돌과 기둥으로 300여 년 넘게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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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들어서면 2층 기단 위에 서쪽으로 안채가 있다. 안채 앞에 있는 서재는 1700년대에 지어진 정자 형태의 건축물로 지금도 밧침돌과 기둥이 옛것 그대로 남아 있다. 서쪽은 팔작, 동쪽은 맞배지붕을 하고 있다. 사랑채에 딸려있지 않고 독립되어 있다.
서재 남쪽으로 난 오솔길을 오르면 아담한 사당이 있다. 천관산의 풍치를 빌려 풍광이 빼어나다. 개구리가 요란하게 울어 독서에 방해되자, 존재가 부적을 던져 개구리 울음소리를 그치게 했다는 연못도 있다. 지금도 개구리가 연못에 들어가면 금세 생기를 잃는다.
▲ 장흥 위씨 반계공파의 종택. 1918년에 지어진 집으로, 건립 당시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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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 위씨 오헌고택의 정원에 있는 영산홍나무. 보기 드문 수형을 뽐내고 있다. 나무의 품세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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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에는 원취당부터 대대로 살아온 이들의 호(?) 현판이 걸려 있다. 대대로 선인들이 남긴 글(世稿)도 전해지고 있다. 안항공 덕후의 3남 반계부터 혈손으로 한 집안에 이어진 '12세유고'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방촌유물전시관에 보관돼 있다.
죽헌고택은 청계공파 지장손 집이다. 사랑채는 죽헌 계창(1861-1943)이 지었다. 대문을 들어서면 안채로 오르는 아기자기한 돌계단이 정겹다. 사랑채 마루는 누각 같은 구조로 담 너머 경치를 차경해 보는 맛이 일품이다.
▲ 장흥 위씨 오헌고택의 대문. 이 집에는 대대로 살아온 선조들의 호(?) 현판이 걸려 있고, 선인들이 남긴 세고도 전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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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촌유물전시관 전경. 방촌마을에서 전해지는 고문서와 목판, 유고, 생활도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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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장승도 눈길을 끈다. 방촌마을을 경계하고 있는 23번국도변 양쪽으로 세워져 있다. 마을 초입 마상등의 소나무 숲에는 지석묘 94기가 모여 있다.
▲ 방촌마을에서 바라본 가을 들판과 천관산. 마을의 옛집들이 천관산의 풍치를 빌려와 지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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