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웨이' 북한 "미국이 먼저 적대정책 버려야 핵 협상"

심재우 2017. 10. 1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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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룡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 밝혀
북한관리 CNN에 "미국 대서양 연안까지
가는 ICBM 기술 확보해야 외교 가능"
"조만간 핵 또는 ICBM 마지막 실험"
북한은 여전히 ‘마이 웨이’다. 핵과 미사일 기술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협상테이블에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내 공개석상에 오랜만에 모습을 내비친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초지일관이다. 그는 유엔 군축위원회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핵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먼저 총칼을 내려놓으라는 주문이다.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가 16일(현지시간) 유엔 군축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상대로 겁박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김 차석대사는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와 있다”며 “핵전쟁이 언제라도 터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대북작전에 참여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회유책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미국과 노선을 달리하는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위협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본토 전체가 우리의 타격범위 안에 있다”면서 “미국이 감히 우리의 신성한 영토를 1인치라도 침략한다면 우리의 가차없는 징벌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완성한 것처럼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 북한은 미국의 대서양 연안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 기술을 확보하기 전까지 미국과 외교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한 북한관리가 재확인했다고 CNN이 같은 날 보도했다. 이 북한관리는 “트럼프 정부와 외교를 시작할 수 있기 전에 북한은 미국의 어떤 공격에도 대응하는 신뢰할 수 있는 방어와 공격역량을 갖췄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면서 CNN에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미국의 대서양 연안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중이라는 CNN 보도영상.
이어서 이 북한관리는 “믿을만한 ICBM 개발 목표의 달성을 위해 2가지 추가적 단계들이 필요하다”면서 지상에서의 핵폭발 실험, 장거리 ICBM 발사시험 등을 들었다. 지난달 유엔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얘기했던 태평양 상공에서의 수소폭탄 실험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또 장거리 ICBM은 미국령 괌보다 훨씬 멀리 위치한 미국의 대서양 연안까지 도달시키는 게 목표라고 이 북한 관리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상 핵폭발 실험이나 ICBM 발사 시험 등을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연합 해상훈련 또는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맞춰 실시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CNN은 “북한 관리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과의 외교적 노력에 관해 엇갈리는 메시지를 발신해온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신을 번쩍 들게하는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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