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계 휩쓴 '스크린셀러'..출판계 "영화를 잡아라!"

채상우 입력 2017. 10. 17. 07:00 수정 2017. 10. 1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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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셀러'가 서점계를 휩쓸고 있다.

스크린셀러란 영화화된 소설 원작이 영화 성공에 힘입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스크린셀러 인기몰이에 출판계도 소설의 영화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소설가 천명관의 '고령화가족'(문학동네·2010)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창비·2009)은 모두 베스트셀러 소설로 영화화됐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스크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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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영화 개봉에 14만5000부 인쇄
남한산성 원작 판매 개봉 이후 전월 대비 264% ↑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스크린셀러’가 서점계를 휩쓸고 있다. 스크린셀러란 영화화된 소설 원작이 영화 성공에 힘입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외국에서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이 대표적이며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스크린셀러가 서점계를 사로잡고 있었다.

최근 대표적인 스크린셀러로는 소설가 김영하의 장편 ‘살인자의 기억법’(문학동네·2013)을 꼽을 수 있다. 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범이 또 다른 살인범으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내용이다. 영화를 개봉한 지난달 6일 이후 16일까지 예스24,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5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3년 7월 출간한 ‘살인자의 기억법’은 지난 5월까지 13만부를 인쇄했고 영화 개봉에 힘입어 14만5000부를 더 찍었다.

소설가 김훈의 장편 ‘남한산성’(학고재·2007) 역시 3일 영화 개봉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3~15일 ‘남한산성’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263% 증가했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길이 끊겨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을 다룬 역사소설이다.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한 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소설가 정유정의 ‘7년의 밤’(은행나무·2011)을 영화화한 작품도 연말께 개봉한다. 이 영화에도 장동건·류승룡 등 충무로 A급 스타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연출은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맡았다. ‘7년의 밤’은 사람을 죽인 아버지와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쓰고 세상을 떠돌던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로 독일·프랑스·일본 등 7개국에 출간했다. ‘7년의 밤’을 출간한 은행나무 관계자는 “이미 95쇄를 찍은 이 작품은 영화 개봉으로 100쇄 돌파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크린셀러 인기몰이에 출판계도 소설의 영화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7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제작 프로젝트인 ‘북투필름’에는 소설가 이정연의 ‘밀주’(고즈넉·2017) 소설가 조완선의 ‘코뿔소를 보여주마’(다산책방·2017) 등 9개 작품이 선정됐다. 9개 작품은 영화제작사와 조율을 통해 영화제작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올해 문학계의 최고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민음사·2016)도 영화화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인기소설을 영화화했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가 천명관의 ‘고령화가족’(문학동네·2010)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창비·2009)은 모두 베스트셀러 소설로 영화화됐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스크린 막을 내렸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소설이 재미있다고 해서 영화로 만들었을 때도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설이 영화로 옮기기에 적합한 전개 방식을 가졌는지 그리고 감독이 소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영화 성공의 기준”이라고 분석했다.

채상우 (double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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