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골프매거진]젊음, 도전, 열정의 앙상블, Art of Evian Championship①

조회수 2017. 10. 1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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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 챔피언십 리뷰

이제 '프랑스' 하면 에비앙이라는 도시가 떠오른다. 적어도 골퍼들에게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핑크빛 가득한 고급스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도 함께 연상된다. 이 모든 것이 에비앙 챔피언십 덕분이다. 9월이면 마을 전체가 에비앙 챔피언십을 위해 디자인 되는 곳. 다음 세대를 위한 스프링보드 역할을 자처한 에비앙 챔피언십은 골프 토너먼트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 건강미 넘치는 에비앙 디자인의 미학

‘One Planet, One Health.’ 에비앙 챔피언십을 주최하는 프랑스 다논그룹의 모토다. 다논은 ‘건강’에 초점을 맞춘다. 식품을 통한 건강을 추구하고 있는 다논이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철학이기도 하다. 다논의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다논의 철학을 알아야만 에비앙 챔피언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다음 세대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골프 토너먼트의 미래지향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최상위의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뿐 아니라 키즈-주니어-대학 대항전을 개최하면서 골프의 저변 확대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만 14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에비앙 챔피언십 주니어컵은 9월 19~20일 이틀간 열렸다.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도 이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는데 ‘스타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9월 23일부터는 8~12세가 출전하는 하리보 키즈컵이 열렸다. 이뿐 아니라 10월에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와 협력해 18세 이하 8개 팀이 경쟁하는 에비앙 주니어 이벤트도 신설 대회로 치러진다. 2018년 미국과 인터내셔널의 대학 대항전인 아놀드 파머컵의 개최도 예정돼 있다.

풀뿌리부터 최상위인 메이저 대회까지 스펙트럼이 폭넓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겉모습만 보고 단순히 ‘돈 잔치’라고 치부한다면 대단히 큰 착오다. 이는 에비앙 챔피언십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에비앙 챔피언십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5개 메이저 대회 중 US여자오픈(500만 달러) 다음으로 총상금 규모가 크다. 총상금 365만 달러(약 41억원)에 우승 상금이 54만7500달러(약 6억2000만원)에 달한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1994년 에비앙 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신설됐을 때 총상금이 23만2500달러(약 2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상금 규모가 23년 만에 16배가 늘어났다. 우승 상금도 3만4875달러(약 4000만원)에서 54만7500달러(약 6억2000만원)로 훌쩍 뛰었다. 프랭크 리부드 다논 회장은 “1994년에는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30명 정도의 갤러리만 구경 오는 대회였다. 그중 나의 친척과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투자와 열정이 밑거름이 돼 오늘날처럼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놀라운 건 규모만이 아니다. ‘One Village, One Evian Championship’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9월이면 마을 전체가 에비앙 챔피언십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 된다. 길거리 응원이 연상되듯 마을의 광장 한가운데 에비앙 챔피언십을 볼 수 있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고, 거리 곳곳은 대회와 관련된 조형물들로 채워진다. 식당 출입구는 에비앙 챔피언십의 깃발들로 치장되고, 에비앙 챔피언십을 소개하는 브로슈어가 식탁보로 활용되기도 한다. 마을 주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에비앙 챔피언십을 후원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을이 에비앙 챔피언십을 위해 살아 움직이는 듯했고, ‘활어’처럼 통통 튀었다. 에비앙 챔피언십만의 건강미였다.

또 에비앙 챔피언십은 세계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예우가 가장 특별한 대회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 대회를 앞두고 에비앙 시내 곳곳은 2016년 챔피언 전인지의 얼굴로 도배됐다. 대회 홍보 조형물과 플래카드, 팸플릿 등에 모두 전인지의 모습이 담겼다. 에비앙에 사는 주민들이라면 전인지의 얼굴을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도시는 ‘전인지 조형물’로 가득 찼다. 마치 전인지와 핑크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이뤄진 마을 같았다. 심지어 모든 선수들과 미디어, 관계자들의 ID카드에도 전인지 얼굴이 크게 박혀 있었다.

대회장은 핑크빛을 비롯한 컬러풀한 색상으로 아기자기하게 디자인 됐다.

전인지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바다같이 넓은 아름다운 레만 호수를 끼고 있는 마을 에비앙에서 환상적인 경험을 했다. 대회 직전까지 각종 인터뷰와 동영상 촬영 등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 전인지는 “에비앙 도시의 모든 곳에 내 얼굴이 붙여져 있는 것을 봤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주고 ‘멋진 플레이를 기대한다’는 응원을 해줘서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 성공 비결 키워드, 헌신-경험-열정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6년 기준으로 170개국에 송출되고 전 세계 2360만 명이 시청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대회 기간에는 3만2000여 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초대된 VIP만 5000명이 넘는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LPGA투어 대회 중 VIP 마퀴들이 가장 많았고, 또 잘 갖춰진 대회였다. VIP들의 편의 시설은 다른 대회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런 VIP의 편의 시설 등에서 에비앙 챔피언십의 성공 비결을 찾을 수 있다. 파트너들에 대한 예우와 친밀도를 느낄 수 있는 잣대다. 스티브 브랜전 에비앙 챔피언십 대회 운영 이사는 헌신과 경험, 열정을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모든 파트너와 관계자들의 헌신으로 이 대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단 에비앙 챔피언십에 한 번 오게 되면 같은 시선과 방법으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관계가 형성되고 발전한다”고 순환 구조를 설명했다.

에비앙 생수가 알프스의 청정 만년설에서 비롯된 풍부한 미네랄이 핵심이듯 에비앙 챔피언십의 생명줄은 네트워크였다. 브랜전 이사는 “파트너를 단순히 돈을 가져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트너도 대회의 일원이라고 느끼게 만든다. 이 같은 부분들이 대회 발전을 위한 책임감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모든 파트너들이 대회를 위해 헌신하게 되는 원리”라고 성공 비결을 꼽았다.

에비앙 챔피언십 측은 파트너 증가 등을 통한 수입 증대를 고스란히 돌려주기 위해 애쓴다. 모진 다논코리아 고문은 “에비앙 챔피언십을 통한 수입을 그대로 대회 발전을 위해 쏟아붓는다. 이런 투자가 매년 대회가 발전하고 상금이 증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선순환 구조를 설명했다.

스티브 브랜전 에비앙 챔피언십 대회 운영 이사는 대회의 성장 원동력으로 파트너와의 협력을 꼽았다.

물론 이 같은 성장은 다논의 열정과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리부드 다논 회장은 골프 코스와 호텔, 아카데미, 연습장 등을 아우르는 탄탄한 하드웨어를 갖추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브랜전 이사는 “에비앙은 전 세계에서 대회 개최를 위한 가장 완벽한 코스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골프 대회를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갖춰진 에비앙 리조트가 에비앙 챔피언십의 밑거름이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이런 환경을 갖춘 리조트는 몇 개 되지 않는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3년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면서 세 가지 변화가 동반됐다. 우선 대회명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바뀌었다. 대회 날짜도 7월에서 9월로 옮겨졌다.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 코스 세팅에 맞추기 위한 리노베이션이 이뤄졌다. 브랜전 이사는 “7월은 휴가 등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9월로 옮겨지면서 여러 가지가 용이해졌다”며 “선수들의 피드백 등으로 골프 코스를 발전시켰고, 코스에만 1000만 유로(약 135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로 격상된 뒤 에비앙 챔피언십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브랜전 이사는 “메이저 대회의 일원이 되면서 스폰서 유치 등이 용이해졌다. 무엇보다 최상위 메이저 대회가 되면서 위상이 올라갔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리부드 회장은 메이저 대회로의 승격에 만족하지 않고 대회 발전을 위해 팀원,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가 바로 퀄리파잉 토너먼트다.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퀄리파잉을 통해 에비앙 챔피언십 티켓을 부여하고 있다. 2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에비앙 챌린지’라는 퀄리파잉 토너먼트가 생겼다. 올해 에비앙 챌린지에서는 김도연이 1위를 차지하며 꿈의 무대를 밟았다.

브랜전 이사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게 토너먼트의 정신에 부합하는 요소다. 퀄리파잉을 통해서 아시아의 중국, 대만, 일본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퀄리파잉의 확대로 재능 있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2018년부터 아시아 퀄리파잉 토너먼트 출전권은 2장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모진 고문은 “에비앙 챔피언십은 주최 측 초청 쿼터를 퀄리파잉으로 활용한다. 내년부터 에비앙 챌린지 퀄리파잉을 한국에서 아시아로 확대하고, 2장의 본선 진출권을 약속 받았다. 아시아의 젊은 선수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이자 도전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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