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국지엠 비토권 소멸..직원·협력사들 불안 '증폭'

박주연 입력 2017. 10. 1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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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한국시장 철수를 견제했던 KDB산업은행의 특별결의 거부권(비토권)이 지난 16일자로 소멸되면서 직원들과 협력업체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1만5000명에 달하는 직원들과 2,3차 협력업체들은 완전자본 잠식상태에 빠진 한국지엠의 철수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시한이 올해로 만료되는데다다 산은의 비토권도 사라진 만큼 자동차업계에서는 글로벌지엠이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지엠 지분을 처분하고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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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한국지엠의 한국시장 철수를 견제했던 KDB산업은행의 특별결의 거부권(비토권)이 지난 16일자로 소멸되면서 직원들과 협력업체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민중당 김종훈 의원,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들이 16일 오후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지엠 산업은행 비토권 만료에 따른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0.16. 20hwan@newsis.com

1만5000명에 달하는 직원들과 2,3차 협력업체들은 완전자본 잠식상태에 빠진 한국지엠의 철수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지분 17.03%를 가진 2대주주 산은은 2010년 글로벌지엠과 '장기발전 기본협약'을 맺으며 회사 총자산 20% 초과 자산의 처분·양도' 등 주총 특별결의 거부권을 확보했는데 그 권한시효가 만료된 것이다. 이는 공장 매각과 한국에서의 철수 등 불리한 사업재편을 막아온 안전장치가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엠은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며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

그 시한이 올해로 만료되는데다다 산은의 비토권도 사라진 만큼 자동차업계에서는 글로벌지엠이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지엠 지분을 처분하고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산은 역시 지난 8월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지엠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를 통해 지엠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은은 이 보고서에서 ▲경영여건 지속 악화 ▲지엠의 해외철수 분위기 ▲대표이사 중도 사임 발표 등을 근거로 한국지엠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산은은 지엠이 지분매각이나 공장폐쇄 등의 방법으로 철수를 하면 이를 저지할 수단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에 채권이 없어 채권자로서 한국지엠 경영에 관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9월 내수시장에서는 전년동기보다 36.1% 줄어든 8911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며 쌍용차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1~9월 누적 내수판매(10만 2천504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적다.

산업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지엠은 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철수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전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데도 돌연 사임하고, 지엠인도의 사업철수를 결정한 카허 카젬 사장이 새로 부임한 것도 '한국 철수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카허 카젬 사장은 부임 직후 전 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앞으로 모든 경영 활동의 중심을 수익증가와 비용절감에 두겠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달 13일 취임 후 첫 임금협상에서 통역사를 교체해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노조는 이후 부분 파업에 들어가는 등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지엠 1만5000 노동자와 30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생존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현 상황은 글로벌지엠의 수익구조개편 전략에 따른 구조조정과 지속적인 물량감소가 원인이며, 대우차 매각 후 글로벌지엠에 대해 어떠한 견제나 경영감시도 하지 않은 산업은행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의 방임 속에 한국지엠은 글로벌지엠에 4년간 5.3%고금리의 4400억원 이자를 상납하는 등 비정상적 경영을 해오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수십만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절벽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한국지엠의 장기적인 발전전망이 담긴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비토권 유지'를 위한 글로벌지엠과의 새로운 협약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국지엠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산은의 비토권이 만료되면서 우려가 많은 것 같다"며 "하지만 글로벌지엠도, 새로운 경영진도 한국시장에서의 사업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적자가 이어지고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수익성 개선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사업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는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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