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전자기파 동시 관측 첫 성공..중성자별 충돌의 비밀 풀었다

임아영 기자 2017. 10. 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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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국제연구팀, 다중신호 종합해 중력파 발생 위치 밝혀
ㆍ이론적으로만 알려져있던 ‘킬로노바 현상’도 증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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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38명을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중력파와 전자기파를 세계 최초로 동시에 관측했다. 블랙홀 충돌에서 나오는 중력파 관측이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후 남은 잔해인 중성자별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처음 검출한 것이다. 중력파를 발견하면서 그동안 발생 원인을 이론적으로만 짐작했던 감마선, 가시광선 신호가 중성자별 충돌 때문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별이 죽음의 단계에 이르는 핵심 퍼즐을 찾아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8월17일 오후 9시41분 국내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연구진이 포함된 라이고와 비르고 과학협력단은 최초로 중성자별 충돌에 의한 중력파 발생 현상을 관측했고 이 현상을 ‘GW170817’로 명명했다. 중력파 종료 약 2초 후에는 2초간 짧은 감마선 폭발 현상을 포착했다. 대략 11시간 후에는 약 1억3000만광년 거리에 있는 은하 NGC 4993에서 GW170817에 대응하는 천체가 가시광선으로 발견됐다. 즉, 1억3000만광년 떨어진 곳에서 쌍성으로 돌던 중성자별 2개가 서로 공전하고 있다가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중력파를 냈고 결국 충돌하면서 죽었는데 그 중성자별이 깨지면서 나온 빛이 파장대로 감마선, 가시광선 등으로 관측된 것이다.

중성자별 충돌의 증거로 예측돼 온 ‘킬로노바 현상’도 동시에 규명했다. 킬로노바는 중성자별 두 개가 서로의 주변을 돌다가 충돌하면서 합쳐져 블랙홀이 되는 전후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중성자가 마구 튀어나오면서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이론적으로만 알려졌던 킬로노바가 관측으로 증명된 것은 처음이다.

광학 관측을 주도한 임명신 서울대 교수는 “중력파 신호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 천체에 기인하는지를 최초로 밝혀낸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를 중력파와 전자기파 신호를 동시에 관측·연구하는 ‘다중신호 천문학’이 탄생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력파, 입자, 빛의 파장 등을 동시에 관측해 하나의 현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이번 관측 결과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 물리학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 등에 논문 7편으로 나뉘어 실렸다. 이번 연구는 세계 45개국 900여개 기관 소속 50여개 연구그룹, 총 3500여명 과학자들의 협동 연구로 이뤄졌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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