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 로봇 청소기가 만드는 스마트홈 세계
요즈음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스마트홈 시장은 향후 꾸준히 발전될 전망이다. 현재 TV, 냉장고, 조명기기, 온도 조절기, 보안 카메라, 스피커 같은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가 판매 중이지만 스마트홈 성공을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과연 스마트홈이 소비자들에게 편리하고 실질적인 집안일을 도울 수 있느냐일 것이다. 과거 홈 네트워크 사례처럼 단순한 가전제품들을 연결해 관리하는 수준의 서비스로서는 스마트폰 혁신만큼의 소비자 호응을 얻어 낼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아내고 소비자 편의와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사용자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세탁기는 주부들의 많은 시간과 노동이 필요로 하는 세탁 일을 도움으로써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요즈음 미래를 겨냥해 집안일을 도울 수 있거나 심부름을 할 수 있는 가사노동 도우미 로봇에 관심이 많이 가고 있다. 이러한 로봇은 관성 센서를 내장한 카메라를 탑재, 집안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가사 작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주위 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를 단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는 방안에 있는 문이나 의자 다리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며, 집안일을 계획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복잡한 동작도 가능하다. 센서를 내장한 카메라는 로봇청소기의 눈이 되어줄 수 있다. 가구 배치나 방 형태를 파악해 집안 지도를 생성, 한 번 청소한 장소를 여러 번 청소하지 않는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로봇청소기 스스로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또 다음에 어디로 가야할지 파악할 수 있다. 카메라가 잡아낸 주위 정보에 삼각법을 적용, 자기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지원하고 여기에 확률과 기하학을 곁들여 방 전체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실제 로봇청소기가 주행한 경로를 확인할 수도 있는데, 이것만 봐도 방안의 기본 구조나 장애물이 어디에 있는지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구석까지 깨끗이 청소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인기를 끌고 있는 아마존 에코(Amazon Echo)나 구글 홈(Google Home) 같은 음성인식 솔루션을 이용해 음성으로 로봇청소기를 지시할 수 있다. 최근 아마존 알렉사가 수많은 가전제품에 확산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음성인식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알렉사, 구글 홈은 물론 애플,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솔루션과도 연동될 것이다. 이러한 음성인식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는 점은 로봇청소기의 귀가 돼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과 로봇청소기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거실에 있어달라든지 월요일에는 부엌을 청소해달라는 식으로 음성 명령을 내리면 로봇이 이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로봇청소기는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해두고 로봇청소기가 이 데이터를 이용해 가사 작업을 학습할 수 있게 한다.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를 이용한 청소 일정관리는 물론 청소 진행상황, 청소하는 방안지도를 확인하는 기능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로봇청소기에 눈과 귀가 있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융합을 통해 높은 인공지능을 갖춘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알고리즘 개선이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서울대학교 로보틱스 앤 인텔리전트 시스템 연구실이 시험한 결과를 보면,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로보킹 터보플러스가 6∼7살 어린이의 지능단계를 갖췄다고 밝혔다. 인지, 판단, 행동 등 3개 분야에 걸쳐 100개 이상의 항목을 시험해 어린이, 유인원, 돌고래 등으로 지능단계를 평가했다. LG전자는 로보킹 터보플러스에 올해 초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 딥씽큐를 탑재해, 인공지능의 핵심 요소인 인지 및 판단 지능이 대폭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딥씽큐를 탑재하기 전 로봇청소기는 비슷한 시험에서 유인원 수준 지능이라고 평가받은 바 있다. 로봇청소기가 이전에는 사람의 발을 넘으려고 했다면, 현재는 사람의 발 앞에서 3초가량 대기하면서 발이 치워지면 청소를 하고 발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회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은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을 로봇청소기에 적용해 인지력과 판단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다. 중요 시사점은 눈과 귀, 인터넷이 있다면 로봇청소기 스스로의 지능을 높여 청소일 뿐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로 활용도를 넓힐 여지가 생긴다는 데에 있다.
수많은 가전제품 중에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가 주목받을 이유가 있다면 집안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유동성을 제공하고 집안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미 형성된 기존 시장을 활용해 친숙하게 집안일을 도울 수 있는 가정용 로봇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스스로가 눈과 귀, 인공지능을 가지면 확보한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연동해 데이터를 스마트홈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가 귀를 통해 사용자와 음성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집안 내 지도 데이터를 스마트홈에 활용할 수 있고 인공지능 로봇청소기가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가정 내 다른 스마트홈 기기와의 연동을 강화하면 집안 곳곳의 환경이나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다. 센서에 카메라를 더하게 되면 가정 내 정보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인지력과 판단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는 가정 내 어디라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 앞으로 늘어날 스마트홈 기기와의 연동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어쩌면 스마트홈을 만들어낼 중요한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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