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사노동 경제 가치 정부 공식통계 개발
[경향신문] ㆍ빨래·청소 등 시간당 임금 적용
ㆍGDP 대비 환산…재평가 기대
정부가 내년 하반기까지 식사 준비와 빨래, 청소 등 가사노동의 ‘보이지 않는’ 경제적 가치를 평가한 공식 통계를 개발키로 했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평가는 유엔의 권고사항으로 현행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가사노동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사도우미, 산후관리사, 베이비시터 서비스 등 가사노동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제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15일 “가사노동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지난 3월 확정하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통계개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통계는 가계생산의 ‘위성계정’(국민계정을 보완하는 부속계정)으로 시민 및 전문가의 의견 수렴, 국내외 사례 및 선행연구 분석 등을 거쳐 개발키로 했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식사 준비, 청소, 양육 등 가사노동 시간에 각 행동의 임금 수준을 적용해 산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방청소를 하루 3시간 했는데 시간당 1만원의 가치가 있다면 경제적 가치는 3만원이 된다.
가사노동 대상으로는 음식 준비, 세탁, 주거관리, 쇼핑 등 가정관리를 위한 행동과 가족 및 가구원(직계 및 형제자매) 돌보기, 자원봉사 및 친분 있는 사람 돕기 등이 포함된다. 반면 수면, 식사, 위생활동 등과 학습 관련 행동, 교제 및 여가활동 등은 가사노동 대상에서 제외된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가사노동 등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활동을 화폐적으로 측정해야 할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사노동은 소득통계에 잡히지 않아 실제 경제성장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소도우미를 불러 임금을 지급하면 GDP에 포함되지만 가족(남편 혹은 아내)이 방청소를 하면 GDP에 잡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GDP는 증가해도 국민행복도는 증가하지 않는 괴리도 발생하고 있다.
집계된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GDP 대비로 산출해 국가 간 비교에도 사용된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GDP 대비 가사노동 비중을 통계 내고 있지만 한국은 근거가 없어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생각함(https://idea.epeople.go.kr)에 ‘가사노동의 가치는 얼마일까요?’를 올리고 국민 의견을 모으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시된 다양한 의견은 통계개발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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