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피카소가 탄생했다

프랑크푸르트/정상혁 기자 2017. 10. 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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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서 'AI 화가'展

인공지능이 창조한 그림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붓질도 고뇌도 없으니 예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800년대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반응 역시 그랬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바둑에 이어 예술까지 넘보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지난해 시작한 디지털 문화예술 행사 'THE ARTS+'에서 올해 가장 눈길을 끈 건 인공지능(AI)과 예술. 디지털 문화를 표방하는 이 시도는 매년 축소일로인 도서전 규모와는 반대로 성황이다.

미국 럿거스대학교 아흐메드 엘가말 교수가 이끄는 예술·인공지능 연구소가 5년의 연구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내놓은 인공지능 화가 'AICAN'은 이번 행사에서 단연 화제였다. 쉽게 말해 미술계의 알파고인데, 원리는 알파고의 '딥 러닝'(Deep Learning)과 비슷하다. 지난 500년간의 유명 회화 작품을 모두 입력한 뒤, 전혀 겹치지 않는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알고리즘이다. 구도·질감·형태·색·선 등 여러 요소를 분석해 AI 스스로 '창의성'의 기준을 세워나간다.

"학습 효과로 '예술적인 것'을 터득하게 된 AI가 스스로 만든 수많은 이미지를 데이터로 저장한 뒤, 또 다른 알고리즘을 통해 그 중 선별된 이미지를 추려 표면에 띄웁니다. 인간은 그 중 몇 개를 콘셉트에 맞게 골라 인쇄 크기와 제목 등을 정할 뿐이죠." 재료비나 인건비 없이 책 표지나 실내 디자인 등에 사용될 이미지를 초저가에 만들어낼 수 있다. "비즈니스로서도 큰 기회"인 이유다.

미국 LA에선 지난 3일부터 첫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퓨처리즘' 등 현지 매체는 즉각 "인공지능 피카소가 탄생했다"며 환호했다. 이번 도서전에도 글자를 지우고 새로 재활용해서 쓰는 '덧쓰기용 고대 양피지'(Palimpsest)나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의 동명 그림을 연상시키는 '생 빅투아르 산'(Mont Sainte Victoire) 등 풍경화·인물화·추상화를 포괄하는 작품 12편을 엄선한 전시회 'Unhuman: Art in the Age of AI'가 열렸다.

큐레이터를 맡은 미국 프린스턴대 에밀리 L. 스프랫 박사는 "곧 '예술가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예술가는 누구일까요? 그림을 만든 인공지능? 인공지능을 창조한 프로그래머? AI의 그림에 상징성을 부여하는 큐레이터?" 오는 11월엔 미국 뉴욕에서 첫 인공지능 그림의 경매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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