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인공지능과".. MS 개발진 8000명 투입

레드먼드=강동철 특파원 2017. 10.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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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퍼스트' 선언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가보니]
AI 전략 영어로 설명하자 각국 언어로 동시에 통·번역
오탈자·문법 오류 자동 수정
챗봇은 단어·띄어쓰기 등 분석.. 사용자의 감정 상태까지 파악
독점 전략 펴다 참패 경험 바탕
얼굴·음성 인식 등 자사 기술 외부에 개방해 시장 지배 노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주(州) 레드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MS) 리서치센터. 인공지능(AI) 연구 담당인 올리비에르 포르타나 매니저가 영어로 MS의 AI 전략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기자의 스마트폰 화면에는 한글로 자동 번역된 포르타나 매니저의 설명이 올라왔다. 양옆에 앉은 대만, 스페인 기자의 스마트폰에는 각각 중국어와 스페인어로 자동 번역된 설명이 나왔다. 약 1시간가량 진행된 세션 동안 일부 다의어를 제외하고는 90% 정도는 정확하게 영어에서 한글로 번역됐다. 포르타나 매니저는 "번역기 앱은 AI를 활용해 음성을 문자로 번역하고 동시에 이를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한다"며 "최대 100명까지 각기 다른 언어로 동시에 통·번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능은 번역기 앱뿐만 아니라 MS의 메신저인 '스카이프', 문서 작성 프로그램인 '오피스365' 등에도 탑재된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레드먼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센터에서 올리비에르 포르타나 매니저가 마이크로스프트의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영어로 하는 말은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AI 번역 앱을 거쳐 각국 언어로 실시간 번역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관련 연구·개발에 8000여명을 투입하며‘AI 퍼스트’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MS 연례 개발자대회에서 "앞으로 MS는 'AI 퍼스트'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2014년 CEO 취임 직후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를 선언한 데 이어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AI가 모든 것이다" 24시간 AI와 함께하는 삶 만드는 MS

MS의 R&D(연구·개발)를 총괄하는 리서치센터의 리코 마르바르 최고과학자는 "현재 MS에서는 전체 직원의 6.5%에 달하는 8000여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MS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에 AI를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MS의 문서 작성 프로그램인 '오피스365' 중 하나인 파워포인트를 열고 첫 화면에 푸른 하늘 아래 밀밭이 펼쳐진 모습의 사진을 첨부했더니 자동으로 오른쪽 화면에 6개의 편집된 화면이 나왔다. AI가 알아서 보기 좋게 편집한 것이다. 사용자는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쓰면 된다. 사진 아래에는 자동으로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아래에 밀밭이 펼쳐져 있다'는 설명이 첨부됐다. 이뿐만 아니다.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인 엑셀을 열고 '주식' 'MS' '구글' '애플'이라고 입력하니 주가·시가총액·매출·영업이익 등이 자동으로 떴다. 오탈자나 문법에 틀린 문장도 AI가 자동으로 고쳐준다.

음성인식 AI 비서와 챗봇(chatbot) 역시 크게 개선됐다. 작년 인종차별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던 MS의 챗봇은 '감정 인식' 기술로 재단장했다. 현재 미국·중국·일본·인도·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하는 챗봇은 사용자가 쓰는 단어와 문장부호, 띄어쓰기, 입력 속도 등을 분석해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대답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기뻐'라고 입력하면 '응, 넌 기쁘지'라고 밋밋하게 답하지만, '환상적이야!'라고 입력하면 '너무 최고야!!!'라며 환호하는 얼굴이 담긴 이모티콘과 함께 답하는 식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MS의 챗봇 '웨이롼샤오빙(微軟小氷)'이 아예 중국 TV 쇼의 AI 사회자로 나서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AI 가수로도 활약할 정도다.

MS, AI 기술 개방 통해 장악 노린다

MS는 자신의 AI 기술을 외부 기업에도 대거 공개하고 있다. 구글·애플·삼성전자 등 경쟁 기업들이 자사(自社) 제품에 AI 기술을 우선 탑재하는 것과 상반된 전략이다. 이는 과거 PC 시대에 운영체제(OS)와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를 묶어 철저하게 폐쇄적 전략을 쓰다가 모바일 시대에 참패했던 기억을 반면교사 삼은 것이다. 나델라 CEO는 "독점보다 개방이 AI를 더 빠르게 퍼뜨리고 소비자에게도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MS는 지난달 아마존과 손잡고 음성인식 스피커인 에코에 아마존의 알렉사와 MS의 코타나를 동시에 서비스하기로 했다. 쇼핑은 알렉사가 도와주고, 일정 관리는 코타나가 도와주는 식이다. 이뿐만 아니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에는 얼굴 인식 AI 기술을, 라인·페이스북·텐센트 등에는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S의 데이브 포르스톰 총괄은 "MS는 'AI의 민주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MS에서 개발한 AI 성과는 즉각 공개해서 모든 기업이 자유롭게 쓰고, 이를 통해 모두가 AI의 혜택을 보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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