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화산업에 SW 접목했더니 .. 새 일자리 줄줄이 결실
농업·제조업 등 연계 220개 과제
지난 3년간 1600명 직접 고용효과
SW 전문인력 6000명 가까이 배출
‘스마트팜(smart farm)’은 전통산업인 농업에 사물인터넷(IoT) 같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농장이다. 전북 전주에 있는 중소기업 ‘메디앙시스템’은 지난해 중소 규모 농가들이 스마트팜을 도입할 수 있게끔 돕는 보급형 환경센서 통합제어기 ‘네오팜’을 출시했다. 원격으로 농작물 재배 시설의 온도·습도 등을 실시간 점검·조절하거나 비닐하우스를 개폐할 수 있는 기기다.
시스템·응용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이 업체는 2015년 만들어진 전북 ‘SW 융합클러스터’에서 기술개발 지원을 받아 네오팜을 만들 수 있었다. 고령화와 도시화로 많은 농가가 생산성 유지·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이뿐 아니다. 2년간 이 지역에서만 스마트팜 관련 일자리 316개가 창출되면서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농촌 가까이로 모여드는 결과도 가져왔다.
정부가 2013년부터 전국 8개 지역(부산·인천·경기·전북·경북·대전·광주전남·대구)에서 운영 중인 SW 융합클러스터 사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 클러스터별로 지역 특화 산업과 SW가 연계된 220여개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하고 SW 융합 인재를 집중적으로 양성하면서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SW 융합클러스터 8곳을 통해 1600여명의 직접 고용 효과가 발생했고, 5800여명의 SW 전문 인력이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자리 창출이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대로도 이어져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지역별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SW 융합을 도모하면서 시너지가 나고 있다. 예컨대 국방 인프라가 잘 구축된 대전에선 장갑차량용 상황 인지 시스템, 전장정보 수집 드론(무인항공기), 표적 분석 플랫폼 같은 11건의 국방 SW 연구·개발을 추진해 지금까지 113명이 새 일자리를 얻었다. 부산에선 조선해양·항만물류 분야에 특화된 연구·개발 프로젝트 지원으로 439명이 새 일자리를 얻었고, 102개 회사가 새로 설립됐다.
전통산업과 최신 ICT가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SW 융합이 미래 일자리 창출의 실마리를 제시해줄 것으로 보고 SW 융합클러스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산업에서 1차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더라도, ICT의 핵심인 SW 분야에서 융합형 인재들을 양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면 ‘양질’의 일자리는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선 SW가 산업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주인공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한국에서 2030년까지 SW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 등 ICT 분야에서만 8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은 “SW 융합클러스터를 통한 지속적 지원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에 꾸준히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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