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마음의 소리’를 잇는 ‘예능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내걸고 ‘고백부부’가 베일을 벗었다.

13일 밤 첫 방송된 KBS2 새 금토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연출 하병훈)는 현실에 찌들어 이혼을 한 서른여덟살의 부부 마진주와 최반도가 스무살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인생을 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방송된 1회에서는 마진주(장나라)와 최반도(손호준)의 결혼, 이혼, 1999년으로의 타임슬립이 한꺼번에 그려지며 빠른 전개가 진행됐다. 이에 1회 전반부에는 두 부부가 힘든 현실 때문에 서로 앙숙이 되는 모습이 담겼다. 그 중 독박육아에 지친 마진주, 영업을 하며 사회에 치이는 가장 최반도, 서로에게 “불행하다” “모든 걸 되돌려놓고 싶다”고 상처를 주는 말들을 내뱉는 부부의 모습은 꽤 현실적으로 그려져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러다가 마진주와 최반도가 1999년으로 돌아가며, 전혀 달라진 분위기의 후반부가 시작됐다. 모든 걸 바꿔놓을 수 있는 과거로 간 두 사람은 그저 행복해했다. 서른여덟살의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은 스무살답지 않은 스무살의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줬다.

이러한 전개에서 재미를 줬던 건 적나라하게 그려진 두 앙숙 부부의 현실과 1999년을 재현한 복고적인 요소였다. 캐릭터가 보여주는 현실, 1999년을 나타내는 소품과 설정 등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생계, 육아 등 현실적인 이유로 서른여덟살의 부부 마진주와 최반도가 이혼을 하는 과정은 실제로 부부들이 겪는 문제를 잘 짚어냈다. 더욱이 이는 ‘예능드라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슴 아프게 그려졌다. 또한 1999년 대학문화를 나타내는 과복, 당시 발매됐던 앨범 등의 소품은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하지만 ‘고백부부’가 ‘마음의 소리’와 같은 열풍을 불러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독특한 캐릭터가 돋보여 소위 ‘병맛 코드’를 잘 살려냈던 ‘마음의 소리’와는 달리, ‘고백부부’는 두 주인공이 평범하다. 이러한 캐릭터를 통해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를 두며 ‘예능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잘 살려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캐릭터가 잘 살아나려면 장나라 손호준 두 배우의 연기가 관건이다. ‘예능드라마’의 컬러를 잘 살리려면 기존 드라마 연기의 틀을 깨고 우스꽝스러워질 땐 제대로 망가져 웃음을 주면서도, 동시에 안정적인 연기도 보여줘야 하기 때문. 하지만 첫 회에서 비춰진 손호준과 장나라의 코믹 연기는 아직 특별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이에 앞으로 두 배우가 어떤 코믹 연기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