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해자 부모 "경찰에 이영학 딸 이름 알려줬는데 무시"

김혜민 기자 2017. 10. 1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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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단독 인터뷰.."실종 사건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단순 가출로 몰았다"

<앵커>

이영학의 범행에 희생된 피해여중생의 부모를 SBS가 오늘(13일) 단독인터뷰했습니다. 부모의 실종신고 이후에도 피해학생이 13시간 가까이 살아있었다는 게 드러났지요. 딸을 잃은 부모는 경찰의 부실한 초동대처에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피해자 김 모 양의 부모는 "고통과 분노를 참아왔지만 울고만 있을 순 없어 취재에 응하기로 했다"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먼저 초동수사 부실을 피해자 부모 탓으로 돌리는 경찰에 울분을 토했습니다.

김양의 어머니는 실종신고를 하면서 경찰에 딸이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의 이름, 즉 이영학의 딸을 분명히 알려줬다고 말합니다.

[피해자 어머니 : 제가 지구대에서 (이영학 딸에게) 전화한 거예요. '그러면 마지막 만난 친구한테 물어볼게요. ○○(이 모 양)이라고요.' 그다음에 잘 얘기 했어요. 귀담아 듣질 않은 거지.]

딸의 휴대폰이 꺼진 저녁 5시부터 친구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는데, 이때 이영학의 딸 이 모 양과도 연락이 닿았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9월30일) 오후 7시 33분에 (이 양이) 저랑 처음 전화를 하면서 통화를 했어요. '○○(피해자)이가 어딨니?' '아 예. ○○(피해자)이 만났는데요. 2시에 헤어졌어요. 우리 동네 앞에서.']

그동안 경찰은 정반대로 설명했습니다.

실종신고 접수 뒤 경찰이 친구들에게 전화해보시라고 어머니에게 권했고, 신고 다음날인 지난 1일 밤 9시가 돼서야 어머니가 "딸이 이양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해줬다는 겁니다.

김양의 부모는 또 실종 사건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경찰이 단순 가출 사건으로만 치부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막 우리가 오열하고 우리가 미쳐가지고 있었는데 여청계 몇 분 오셔가지고 가출은 원래 24시간이 지나야 수사가 진행된다고 저희한테 그랬어요. 저한테.]

결국 초동 수사는 부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종 사건을 담당하는 여성청소년팀 직원들은 신고 3시간 뒤에 지구대로 와서 "초기 수색이 거의 끝났다"는 말을 듣고 그냥 돌아갔습니다.

[최민호 경정/서울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 2시 40분 조금 늦게 (지구대) 도착하니까 '수색하고 있소?' 물어보니까 '끝날 무렵이 됐다'(고 답해.)]

이후 교대근무로 쉰다며 들어가면서는 낮 근무자에게 인수인계도 안 했고 다음날 오후 4시에 출근에 다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때는 김양이 숨진 지 3시간 반이 지난 뒤였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그 시간에 우리 딸이 살아 있었다고 수사에 나왔잖아요. 살릴 수 있었다는 소리밖에 더 됩니까 지금. 살릴 수 있었는데 경찰이 초동 수사를 안 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지금.]

경찰은 담당 부서가 초기대응에 부실했거나 절차를 위반했는지 사실관계를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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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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