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대신할 女 필요했다" 이영학..A부터 Z까지 성집착한 '사이코패스'

유준호 입력 2017. 10. 13. 13:52 수정 2017. 10. 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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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역할 대신할 네 친구 00이 데려와라" 딸에 시켜
경찰 프로파일러 밝힌 '엄마역할'은 부부관계를 의미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 40점 중 25점..'성향 있다' 결론
올초 성기능 장애로 더 집착..아내 성기에 '여성비하' 문신
[출처 = 이영학 SNS]
꽃다운 14세의 친구 딸을 무참히 짓밟고 살해 후 야산에 유기한 '그'의 동기는 A부터 Z까지 성적집착이었다. "엄마를 대신할 여자가 필요하다"며 딸을 시켜 집으로 유인했고 코끼리조차 잠재울 양의 수면제를 딸을 시켜 먹인 후 성적 유희를 즐기다 신고할까 두려워 살해했다. 자신의 아내 성기에는 여성을 비하하는 문구를 문신으로 새겨 넣었다. 딸이 함께 거주하는 주택엔 버젓이 CCTV를 달아놓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어금니 밖에 안 남았다는 그는 경찰 유치장에서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먹었고 카메라 앞에선 되레 "자살한 아내의 죽음을 밝혀달라"며 '악어의 눈물'을 흘렸다.

경찰도 그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13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여중생 살인 및 사체 유기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영학은 딸에게 엄마 역할을 대신할 착하고 예쁜 네 친구 00이를 데려오라"고 말하며 청소년인 피해자를 미리 특정해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경찰 프로파일러들이 심리 면담한 결과 그가 말한 '엄마 역할'은 부부관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면담을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이주현 경사는 "이영학은 보통사람들 보다 성적 각성 수준이 높은데 처음 만난 성인 여자들은 그것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라며 "통제가 쉬운 여자 청소년을 범행대상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다량의 수면제를 딸을 시켜 먹인 후 피해자를 추행하고, 잠이 들어 있던 피해자가 깨어내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신고할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수건과 넥타이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올해초 성기능 장애를 앓으면서 성적 집착이 더 강해졌다.

경찰은 한달 전 자살한 아내 최씨의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씨가 아내의 은밀한 부분에 여성을 비하하는 문구를 문신으로 새겨넣었던 사실도 확인했다. 이런 행태는 음란사이트 소라넷 등에 올라온 음란물에서 자주 목격되는 행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이 성기능 장애를 앓으면서 일반인들이 보기에 '이상하다',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성적 집착을 보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 집착은 유영철, 강호순 등 기존의 여성 연쇄살인 '사이코패스'에게서 나타났던 특징과 유사하지만 이영학은 이들과 달리 미성년자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경찰 프로파일러 면담 분석 결과에서도 사이코패스 성향이 공식 확인됐다. 경찰은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를 들고 면담에 나서 이영학을 평가한 결과 총 40점 중 25점으로 나왔다.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영학을 사이코패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경찰 측 얘기다.

'수면드링크' 마신 친구에 '수면제' 또 건넨 딸 미스테리

이 경사는 "초등학교 시절 장애로 놀림을 당하고 따돌림을 당하면 교실에 앉아있는 반 친구 1번부터 70번까지 다 한 대씩 때리는 식으로 분을 푸는 폭력적 성향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검찰에 송치되면서 취재진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제가 지옥에서 불타겠다. 제 아내 자살에 대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소리쳤다. 희귀병으로 이빨이 어금니 하나밖에 안남아 발음이 어눌했지만 체포 이후 유치장에서 경찰이 제공하는 곰탕·죽 등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먹었다고 한다. 타인의 감정엔 전혀 관심과 공감능력이 없는 사이코패스들 특징이다.

전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조치로 풀려난 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그의 딸 이모 양도 여전히 미스테리다. 경찰 조사결과 이양은 친구를 집으로 데려온 뒤 이영학이 사전에 수면제를 탄 드링크를 1차적으로 먹인 후, 아버지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감기약'이라고 김양을 속여 2알의 신경안정제(수면제 성분)를 먹였다. 전날 법원에서 이양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밝힌 '단순 가담'이라는 이유와는 상반된 결과다.

경찰이 범행증거 들이대도 "나쁜 사람 아니다" 父범행 부인

면담을 맡은 경찰 프로파일러는 아버지가 세상의 전부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고착된 결과로 분석했다. 서울청 과학수사계 한상아 경장은 "아버지로부터 유전병을 물려받은 공통분모와 함께 의지할 곳이 오로지 아버지뿐이라 심리적 종속관계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질병으로 인한 콤플렉스와 수술로 인한 결석으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려웠고 친구들과도 감정적인 교류가 없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경찰이 아버지 잘못을 이야기 하면 화를 내거나 울면서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 이영학 여중생 살해 및 시신 유기사건 수사결과

구분=내용

범행동기=성적욕구 해소 목적

유인과정=딸에게 시켜 "집에서 영화보고 놀자"고 유인

추행과정=수면제 든 음료수 딸 시켜 건네고 잠이들자 추행

살해과정=잠에서 깨 소리 지르자 수건과 넥타이로 교살

피해자 사망시점=10월 1일 11시 53분~13시 44분 사이

수사결과=이영학-강제추행살인 및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로 檢 구속 송치, =딸 이 모양-추행유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불구속 수사 중, =공범 A-범인도치 은닉 혐의로 檢 구속 송치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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