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괴리율 공시제 한 달, 괴리율 되레 커졌다

안규영 기자 2017. 10. 1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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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실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180곳의 주가 괴리율은 지난달 말 30.1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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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풀리기 잡겠다고 도입했는데 실효성 논란

‘목표주가-실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에서 터무니없는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못하도록 지난달부터 괴리율 공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낼 때마다 과거 자신이 제시했던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를 알려야 한다.

논쟁의 중심에는 한 달여 동안 괴리율이 제도 시행 전보다 더 커졌다는 통계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수치를 내세워 제도의 허점을 지적한다. 시장이 잠시만 주춤해도 그것이 그대로 괴리율에 반영돼 시장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금융당국은 일시적 주가변동은 괴리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180곳의 주가 괴리율은 지난달 말 30.18%에 달했다. 괴리율 공시제가 의무 도입되기 전인 지난 8월 말(27.14%)보다 3% 포인트 이상 올랐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돌발적인 ‘북한 리스크’를 목표주가에 미처 반영하지 못해 벌어진 ‘격차’라고 분석한다.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8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곤두박질쳤다.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예측할 때 기업 실적이나 글로벌 경기 등을 근거로 삼는데, 미사일 발사라는 ‘이벤트’를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괴리율 통계의 이면에 숨은 불균형을 우려한다. 일시적 이벤트에 따라 단기적으로 출렁이는 주가에 집착하다보면 중장기 시각과 분석을 담지 못해 주가 전망에 왜곡현상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괴리율 공시제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연휴 이후 지금의 시장처럼 종목 및 업종의 기반만 탄탄하다면 이벤트에 따른 조정이 있어도 시장은 금방 살아난다”며 “애널리스트들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어도 괴리율 성적은 이미 저조하게 매겨진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괴리율이 인사평가에 반영되다보니 애널리스트들이 각종 이벤트나 사건사고에 따라 재빠르게 목표주가를 바꾸는 등 단기 전망·분석에 주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전혀 다른 입장이다. 괴리율을 산출할 때 예상 기간의 주가 평균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일시적 변동에 따라 괴리율이 좌우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괴리율 공시제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일반 투자자에게 참고자료를 제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제도 시행으로 애널리스트들이 더 신중하게 목표주가를 산정했는지는 주가 결과가 나타나는 6개월 후에야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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