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부모 학력/독신 이유'까지 묻는 공기업 인사카드

이성훈 기자 2017. 10. 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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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지금까지 해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앵커> 

한 공기업의 인사기록 양식입니다. 기본 정보로 혼인 여부를 묻고 있는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엔 왜 안한 건지 그 사유를 기록하는 칸이 있습니다. 또 키와 몸무게, 부모의 학력처럼 업무와 관계가 없거나 민감한 개인정보를 인사 기록에 남기는 공공기관도 여전히 많았습니다.

그 실태를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기업에 다니는 이 모 씨는 인사기록카드를 작성하며 찜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개인 재산은 물론 부모의 학력과 직업까지 적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모 씨/공기업 직원 : 뭔가 부모님의 스펙까지 확인하는 그런 느낌도 있어서 (회사가) 사생활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니까 그 부분이 조금은 부담스럽고 불편했죠.]

또 다른 공기업의 인사기록입니다. 직원이 가입한 단체나 정당이 어디인지와 함께 직책과 활동기간도 알 수 있습니다.

노조 가입 여부를 적게 하는 기관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결혼하지 않은 직원에게 왜 혼자인지 그 이유를 묻기도 합니다.

[공기업 인사담당자 : 지금까지 그대로 쭉 저희들이 해오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독신) 사유 같은 게 기재된 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기업 등 75곳의 인사카드 양식을 분석한 결과 18곳이 몸무게 같은 신체 기록을, 24곳이 종교나 단체가입 현황을, 5곳이 주거 형태와 재산 등 경제적 수준 기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고용노동부의 표준이력서 작성 지침에도 맞지 않고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보입니다.]

인권 침해를 막고 직무능력 중심의 인사관리를 위해선 인사카드 양식부터 변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하 륭, 영상편집 : 김종우)  

이성훈 기자sungh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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