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이 사용한 조란탄 아시나요

박정호 2017. 10. 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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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만든 둥근 탄환 명량해협서 첫 발굴
쇠로 된 조란탄은 지금까지 10여 점 나와
포탄 대신 사용했던 석환보다 크기 작아
정유재란 당시 사용한 돌탄환(조란탄). 왼쪽 작은 것이다. 직경 2.5㎝다. 오른쪽 큰 돌은 포탄 대신 사용한 석환이다. [연합뉴스]
420년 전이다. 1597년 9월 16일 이순신(1545∼98) 장군은 배 13척(혹은 12척)으로 왜선 133척을 격파했다. 그 유명한 명량대첩이다. 전남 진도와 해남 사이에 있는 명량해협에서다.

당시 조선 수군은 무기 보급이 충분하지 않았다. 포탄이 모자라면 돌을 깎아 대신 쓰기도 했다. 석환(石丸·돌포탄)이 대표적이다. 명량해협 인근에서 총 6점이 발견됐다. 포탄보다 작은 것도 있다. 새알처럼 생겨 조란탄(鳥卵彈)이라 불렸다. 철과 돌로 작은 공 모양을 만들어 일본 수군을 공격하는 데 사용했다. 지금까지 쇠로 된 조란탄은 10여 점 확인됐지만 돌로 만든 탄환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가 조란탄을 손에 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2일 명량대첩 당시 조선 수군이 사용한 석제 조란탄 1점을 처음 공개했다. 직경 2.5㎝의 둥근 모양이다. 조란탄은 화약 20냥을 잰 지자총통(地字銃筒)으로 한번에 30발 가량을 발사했다.

노기욱 전라남도이순신연구소장은 “정유재란 당시 철을 구하기 힘들어 돌로 탄환을 만들었던 조선 수군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전쟁 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일기를 보면 조란탄을 ‘비 오듯이 쐈다’ ‘무수히 쐈다’는 기록이 나온다”며 “이번 유물은 돌을 공들여 깎은 흔적이 역력하다”고 설명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날 정유재란 당시 전쟁 유물과 고려청자·토기 등 120여 점을 새로 공개했다. 지난 5월부터 진행한 명량해협 5차 발굴 조사 결과다. 명량해협 발굴은 2012년 시작됐으며 이로써 출토 유물은 총 910여 점으로 늘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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