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소니 다시 세운 이미지센서 .. 삼성전자도 추격 나섰다
카메라 영상 디지털 신호로 전환
자율주행차 사물 인식 '핵심 역할'
소니 점유율 46%로 절대강자 군림
삼성전자, 초소형 이미지센서 개발
생산라인 까지 바꿔가며 공들여
삼성전자는 11일 “업계 최초로 픽셀을 0.9㎛까지 줄인 초소형 픽셀 이미지 센서를 출시했다”며 ‘아이소셀(ISOCELL) 슬림 2X7’ 등 신제품 2종을 공개했다. 지난 6월 아이소셀이란 이미지센서 전용 브랜드를 런칭한 뒤 나온 첫 제품이다.
이미지센서 시장 2위(점유율 19.4%) 삼성전자의 잰걸음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 때문이다. 2015년만 해도 100억 달러(11조4000억원) 수준이던 이미지센서 시장은 2020년엔 150억 달러(17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육박하는 셈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세도 무섭지만, 이미지센서 시장의 성장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며 “자율주행차 및 사물인터넷(IoT) 등 최근 주목받는 기술 시장에서 이미지센서가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센서는 쉽게 말해 카메라가 달린 모든 곳에 필요하다.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주는 반도체라서다. 왜 이미지센서 수요가 폭등하는지는 휴대전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카메라가 없던 휴대전화에 후면 카메라가 붙고, 이후 전면 카메라가 생긴 데 이어, 후면 듀얼 카메라, 전·후면 듀얼 카메라처럼 카메라 갯수가 늘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최근 나오는 자동차들은 사방의 영상을 운전자가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도록 4~6개의 이미지센서를 부착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가 본격화하면 이미지센서가 차량 한 대 당 8~10개 정도 부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용호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원격의료나 스마트 보안 서비스 모두 ‘눈’의 역할을 하는 카메라가 핵심 부품”이라며 “이미지센서의 수요는 당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센서 시장의 성장세는 무너져가던 일본의 소니를 부활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금융업계는 올해 소니가 5000억엔(약 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 중 이미지센서에서만 최소 1000억엔의 영업이익을 거둘 거란 분석이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45.8%에 달하는 절대 강자다. 올 2월엔 세계 최초로 3단 적층 구조의 이미지센서를 개발, 초고속 촬영 기술을 선보였다. 1초에 960장의 이미지를 촬영해 슬로우모션 영상을 재생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애플 모두 프리미엄 스마트폰엔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쓸 정도로 기술로는 세계 최고”라며 “특히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생산 노하우를 다른 업체가 쉽게 쫓아오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서 쌓은 초미세공정 노하우로 소니를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한 해 관련 매출을 16.2%나 늘리며 같은 기간 매출이 4.4% 줄어든 소니와의 간극을 좁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이미지센서는 모두 세밀하고 정교한 회로에 특정 물질을 얹고 빼는 초미세공정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이미지센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스마트폰 외의 시장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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