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단행한 대대적 인사개편 이후 소위 ‘삼지연 8인방’은 건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4년 전 양강도 삼지연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 고모부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을 논의한 인물들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 주목받은 ‘운구차 7인방’의 퇴조와는 대비된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기동 북한체제연구실장은 11일 조동호 신임 연구원장이 주재한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삼지연 8인방이 김정은 시대의 주축이 될 거라는 예상이 있었다”면서 “8인방이 (북한) 핵심 주축그룹으로 형성된 것으로 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8인방은 2013년 11월30일 삼지연에서 김 위원장 주도로 장 전 부위원장 숙청을 논의한 황병서·마원춘·김원홍·김양건·한광상·박태성·김병호·홍영칠 등이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숙청설이 돌았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은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올랐다. 한광상도 재정경제부장을 맡았다가 한때 숙청설이 있었으나 이번에 당 중앙위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국가보위상을 맡았던 김원홍은 한때 혁명화 교육을 받았으나 현재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박태성은 당 중앙위 부위원장, 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은 당 중앙위 위원, 조선중앙통신사 사장이던 김병호는 노동신문 책임주필에 임명됐다. 8인방 중 김양건만 2015년 12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 실장은 삼지연 8인방의 건재에 대해 “이른바 ‘운구차 7인방’이 모두 죽거나 퇴진한 것과 대비된다”고 했다. 운구차 7인방은 장성택·김기남·최태복·리영호·김영춘·김정각·우동측 등으로 김정일 시대 인물을 상징한다. 마지막까지 당 요직에 있던 김기남 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이번에 퇴진한 것이 확실시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