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서 밀리고 CPU 마저도..인텔, 반도체 왕좌 '흔들'

박슬기 2017. 10. 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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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년간 반도체 업계 '왕좌'를 지켰던 인텔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 중심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지만, 인텔은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서 입지가 미약한 데다, PC용 CPU 시장에서마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통신용 칩 등 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로직칩) 시장에서 5.3%의 점유율로 7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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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젠 시리즈' 장착 AMD에
2분기점유율 31%로 추격 허용
인텔 점유율은 69%로 떨어져
"전기소모량·발열·게임성능 등
소비자 수준 못 미친다" 지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지난 25년간 반도체 업계 '왕좌'를 지켰던 인텔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 중심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지만, 인텔은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서 입지가 미약한 데다, PC용 CPU 시장에서마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올 2분기 삼성전자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인텔은 여전히 쇠퇴하는 PC용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통신용 칩 등 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로직칩) 시장에서 5.3%의 점유율로 7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이 시장에서 4위권이었지만, 미국 애플과 중국 하이실리콘 테크놀로지, 중국 미디어텍 등에 밀려난 것이다. 더구나 8위인 중국 칭화유니그룹과 점유율 차이가 1.7%포인트로 바짝 좁혀진 상황이다.

이처럼 인텔은 침체하는 PC 시장에서 매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마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PC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약 3% 하락한 2억62000만대로 추산되지만, 스마트폰 출하량은 5% 늘어난 16억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인텔은 모바일 칩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전략을 꾀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10년 8월 모바일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아이폰 1세대에 모뎀 칩을 공급했던 독일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피니언의 휴대전화 칩 사업부문(WLS)을 인수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퀄컴 등에 밀려 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를 밑돌아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했다.

그나마 큰손 고객사였던 삼성전자마저 모바일 AP와 통신 모뎀을 칩 하나에 통합한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엑시노스'를 자체 개발해 갤럭시S7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하면서 인텔 입지는 더 좁아졌다. 이에 따라 인텔은 지난해 5월 스마트폰용 SoC 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모바일 시장 대응 전략에 실패한 인텔은 독주 체제를 굳힌 CPU 시장에서도 위협받고 있다. CPU 업계 2위인 미국 AMD는 올해 초 출시한 라이젠 시리즈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패스마크에 따르면 세계 CPU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8.1%에서 2분기 31%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인텔 점유율은 81.9%에서 69%로 12.9%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를 두고 인텔의 CPU 성능 향상 속도가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탐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인텔이 AMD의 라이젠에 대응해 내놓은 '코어i9 7900X'의 순수 CPU 성능은 기존 CPU보다 좋지만, 프로그램, 게임 성능 등은 경우에 따라 라이젠이나 i7보다 떨어지면서도 전기 소모량과 발열은 다른 제품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PC와 서버용 CPU 시장에서도,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성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와 5세대(G) 이동통신용 칩 등 미래 사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당장 이렇다 할 수익을 내기엔 이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모바일 시장에서 실패한 데다 사물인터넷, 5G 등 주력 신사업에서도 실패하면 설 자리는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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