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 아직도 모르시는 분들께..강다니엘 '입덕 가이드'

2017. 10. 1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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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왜 '강다니엘' '워너원'에 꽂혔나
<프로듀스 101> 통해 데뷔한 그룹 '워너원'
강다니엘, 반전매력으로 30~40대 덕질 견인
단독 광고·시사잡지 커버 등장 등 신드롬
"인기 단시간에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

[한겨레]

워너원의 강다니엘. 워너원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30대 직장인 ㄱ씨는 아침을 ‘워너원’, 그리고 ‘강다니엘’ 검색으로 시작한다. 밤새 새롭게 올라온 소식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퇴근 뒤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워너원의 해외 팬 미팅 관련 영상을 보고 관련 블로그 등도 방문한다. ㄱ씨는 “10대 때도 해보지 않은 연예인 ‘덕질’을 한다. 내 주변만 해도 여럿”이라고 말한다.

여기도 ‘워너블’, 저기도 ‘워너블’이다. 워너블은 <프로듀스 101 시즌 2>(엠넷) 데뷔 서바이벌을 통과한 11명의 아이돌 그룹 ‘워너원’ 팬을 지칭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자(들)가 한동안 이슈몰이를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 하지만 워너원은 그 기세가 심상찮다. 케이블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아이돌의 한계를 딛고 지상파 3사 음악방송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외 0순위’가 됐다. 방송사 간 견제가 심한 상황에서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주류, 의류, 화장품, 치킨, 과자, 모바일 음악게임, 향수 등 워너원이 8월 데뷔 뒤 두 달 만에 찍은 광고 수만 15편.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한겨레>에 “업계에서 워너원은 광고모델서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면서 “웬만한 품목은 거의 다 계약이 돼 있고 식품 정도만 남아 있는 상태다. 모델료는 3개월 3억원, 6개월 4억원, 1년 7억5000만원 정도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 방영 직후의 송중기만큼이나 톱급 대우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결성된 아이돌 그룹 워너원. 워너원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워너원의 현재 인기를 반영하듯 현재 워너원 공식 페이스북 팔로우 수는 42만명이 넘는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현지에서 이뤄진 팬미팅 반응도 뜨거웠다. 몇몇 팬들은 아예 ‘워너블GO’라는 팟캐스트까지 만들어 적극적으로 워너원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내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임에도 인기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시사 주간지 표지모델로 등장한 강다니엘. 이례적인 일이라 당시 합성 논란까지 있었다.

워너원의 중심에는 시청자 투표로 결정된 1위, ‘센터’ 강다니엘(22)이 있다. 주목할 점은 강다니엘이 주 소비층인 10대, 20대를 넘어 30~40대까지 ‘아이돌’ 문화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강다니엘 관련 기사 주요 포털의 댓글 40% 이상이 30~40대 여성이다. 시사 잡지인 <주간조선>이 강다니엘을 커버 모델로 쓰고, <주간동아> 또한 워너원 구성원들을 번갈아가며 맨 앞 표지에 등장시킨 것은 이런 사실과 무관치 않다. 패션 잡지인 <인스타일> 또한 창간 14년 만에 처음 남성 표지모델을 썼는데, 그가 강다니엘이다. 이들 잡지는 발행 전부터 온라인 사전 판매 매진을 기록하는 등 완판 행진을 벌였다.

창간 14년 만에 남자 모델을 커버 사진으로 쓴 인스타일 잡지.

경제력을 갖춘 30~40대 여성을 상대로 팬몰이를 하다보니 광고 쪽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광고와 함께 브로마이드 증정 등의 행사를 병행하는데 강다니엘 관련 굿즈는 완판되기 일쑤다. 강다니엘은 씽크네이처 광고는 팀원들 중 처음 단독으로 찍기도 했다. <문화방송>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인 <이불밖은 위험해>에도 팀원들 없이 혼자 출연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강다니엘에 꽂혔을까. 강다니엘은 <프로듀스 101 시즌 2>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형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부터 시청자를 단박에 사로잡지는 못했으나 결선 전 3차례 경연을 통해 비보잉, 현대무용 등을 통해 갈고 닦은 완성적인 춤실력을 자랑했고 원래 랩 포지션 담당이지만 보컬 파트에서도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 팀 리더를 맡으면서 시행착오 끝에 리더십을 익히고 곡 완성도를 위해 기꺼이 랩 파트를 양보하기도 했다. 경연 당일보다는 경연 이후 포털 등을 통해 배포된 ‘직캠’으로 더 눈길을 사로잡아 ‘직캠 장인’, ‘(스스로 팬을 끌어모으는)자영업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강다니엘 경연 관련 직캠은 데뷔 타이틀곡 ‘에너제틱’, ‘활활’을 포함해 모두 네이버TV에서 1000만뷰를 넘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강다니엘. 당시 강다니엘은 오른 엄지에 붕대를 하고 ‘열어줘’ 공연을 했다. <엠넷> 화면 갈무리
<이불밖은 위험해>(문화방송) 강다니엘 티저 포스터.

키 180㎝에 어깨 넓이가 60㎝에 이르는 피지컬을 자랑하면서도 웃을 때는 ‘댕댕이’ 같은 순둥이 이미지를 보인 것도 30, 40대 여성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강다니엘은 평소에는 ‘아기 어피치’(강다니엘은 맨처음 분홍머리에 입을 다물었을 때 보인 앞니 두 개 때문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인 ‘어피치’ 별명을 갖게 됐다)같이 개구지고 귀엽다가도 무대에만 오르면 돌변해 프로패셔널하고 섹시한 모습까지 내비친다. 순진무구한 멍뭉미부터 카리스마 깃든 무대 장악력까지 반전의 야누스적 매력을 품고 있다고 하겠다. ‘웃음장벽이 지하 3층’이라는 멤버들의 말처럼 항상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팬들로하여금 ‘엄마미소’를 짓게 하는 요인이다.

분홍색 카디건까지 제것으로 소화해내는 패션 센스와 함께 긍정적인 성격도 그의 인기에 한몫한다. 강다니엘은 <인스타일>과 인터뷰에서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귀신과 벌레 두 가지 뿐”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나 시도, 그에 따르는 압박 같은 것은 두렵지 않다. 내가 그만큼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을 계속 배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카페이스>부터 <수어사이드스쿼드>까지 외국 영화를 두루두루 보면서 익힌 그의 영어 실력을 보면 강다니엘의 평소 노력의 강도가 엿보인다. (부산 영도 출신의 강다니엘은 원래 이름 ‘강의건’ 발음이 어려워 개명했다.)

강다니엘. CJ E&M 제공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팬덤의 새로운 특징 중 하나가 육성이다. 대중문화 소비자들의 패턴이 수용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데 팬들은 뭔가 부족한 것, 빈 구석에 더 열광하고 있다”면서 “30~40대의 경우 90년대 초중반 융성한 팬클럽 문화에 익숙한 부류다. 당시의 경험치에 현재의 경제력까지 더해지면서 굉장히 현실적인 지원을 하는데 ‘덕질’이 비단 관련 ‘굿즈’를 사는데 머무르지 않고 버스 광고, 지하철 광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다니엘 현상’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덕질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서 얼마든지 팬심을 드러내는 게 가능해졌다. 젊은 문화에 동참한다는 나름의 의미도 있어 ‘강다니엘 현상’, ‘워너원 현상’이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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