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골든타임 도와야” 언급
박근혜 정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적극 개입한 정황을 시사한 청와대 문건이 공개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시기를 ‘삼성의 골든타임’이라고 규정하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왕’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세자’로 표현했다.
국가권력이 사기업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연장 여부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10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삼성 경영권 승계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2014년 7월 작성된 문건은 “지금이 삼성의 골든타임(golden time·중요한 시간)”이라며 “왕이 살아 있는 동안 세자 자리를 잡아줘야(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문건은 또 “삼성의 현안은 곧 우리 경제의 고민거리”라며 “삼성의 현안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어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해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할 수(기여하도록 유도) 있는 방안 모색”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삼성의 과제 해결에 있어 정부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그 방안으로 “이재용 체제 간접적(우회적) 지지 표명(시그널 전달)-체제 안정에 기여 가능”을 꼽았다.
문건에서 청와대는 지분상의 경영권 승계 문제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 문제까지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경영권 승계는 이건희 주식을 상속받아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이재용이 이건희와 같이 실질적인 최고경영자로 안착할 수 있냐의 문제”라고 썼다.
그 방안으로는 삼성그룹이 당시 진행 중이던 계열사 구조조정 문제를 꼽았다. 청와대는 풍력 사업과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을 언급한 뒤, “성공하면 이재용 첫 작품으로 부각, 실패하면 이건희의 유산으로 정리”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