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두유 ‘베지밀’을 개발한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이 지난 9일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0세.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정 회장은 19살에 최연소 의사검정고시에 합격, 1937년 명동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정 회장은 진료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해 사망한 환자를 경험한 후 1961년 영국 런던대학원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UC메디컬센터 유학 끝에 아이들의 사망 원인이 모유나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1966년 유당이 없고 3대 영양소가 풍부한 콩을 이용해 만든 선천성 유당불내증 치료식인 두유를 개발해 식물성 밀크(Vegetable, Milk)라는 의미의 ‘베지밀’로 이름을 지었다.
정 회장은 1973년 정식품을 창업하고 1984년 세계 최대 규모와 시설을 갖춘 두유전문공장(청주공장)을 준공했다. 1985년에는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콩 관련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힘썼다. 평생 콩 연구에 매진한 점을 인정받아 1999년 국제대두학회에서 공로상을 받았으며 1984년 ‘혜춘장학회’를 설립해 33년간 약 2350명에게 2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정식품은 지난 2010년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성수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은 후 지난해 고인의 손자이자 정성수 회장의 장남인 연호 씨를 계열사 부사장으로 선임하면서 3세 경영도 본격화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오는 12일이다.
정식품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 정식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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