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로코]허술한 중원, 기성용 말고 누구 없습니까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2017. 10. 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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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기성용 ⓒ 데일리안DB

총체적 난국이다. 월드컵 본선과는 거리가 먼 아시아 팀을 상대로도 허술했던 수비, 고질병이라 불리는 골 결정력,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도 알기 어려운 팀 전술.

슈틸리케가 물러나고 신태용 감독이 취임했지만 바뀐 것은 없다. 신태용호 출범 이후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본선까지 약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다.

수비 라인부터 전방 공격진까지 개선해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중원도 대대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전력의 절반이 되어버린 기성용을 제외하면 믿을 선수가 없다. 대표팀에서는 기성용만이 전진 패스와 공격 전개가 가능하고 수비에서도 힘을 더할 수 있다.

기성용 못지않은 구자철의 부진이 가장 아쉽다. 구자철은 유럽 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몇 안 되는 선수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떠나 있을 때가 많지만, 아우크스부르크(독일)에서 입지는 탄탄하다. 공수 능력을 갖춰 중원 어느 지역에서도 제 몫을 해주며, 탁월한 득점 감각은 유럽에서 자리를 잡는 데 큰 힘이 됐다.

구자철의 대표팀 활약은 저조하다. 지난해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에서 극적인 역전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뽐낸 적도 있지만, 풍부한 활동량만 자랑했던 경기가 훨씬 많다. 기성용과 함께 공격의 세밀함을 더해줘야 했지만 볼을 오래 소유하며 패스 타이밍을 놓치고 백패스 하는 장면이 많았다.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부터 신임을 받아온 정우영, 한국영 등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포백 수비 라인의 안정을 더 해줘야 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고, 공격 전개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상대 패스를 차단하고 빠른 역습을 전개해 나가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고, 백패스와 패스 미스만이 눈에 띄었다.

7일 러시아 평가전에서도 허술했다. 러시아의 압박이 강하지 않았던 탓에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수비가 밀집한 지역에서 패스를 통해 슈팅 기회를 만들거나 상대의 빠른 역습, 공격 패스를 차단하는 모습은 낙제점이었다. 중앙 수비와 중원을 오간 장현수, 구자철, 정우영, 교체 투입된 박종우 등은 국가대표에 걸맞은 활약상을 보이지 못했다.

기성용이 신태용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부상 회복 후 2군 경기를 뛰기 시작한 선수에게 큰 기대는 무리였다. 더욱이 승부가 결정 난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만큼,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곳으로 손꼽히는 중원이다. 최전방과 후방도 중요하지만, 중원이 탄탄해야 공수가 안정될 수 있다. 중원이 날카로움을 갖춰야 손흥민과 권창훈 등 공격진의 화력이 폭발할 수 있고, 활동량과 수비력이 있어야 허술한 수비진에 안정감이 더해질 수 있다.

새 얼굴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구자철도 경쟁해야 한다. 정우영과 한국영 등 많은 기회를 받고, 검증을 마친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에 발탁은 되지만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김보경, 소속팀과 달리 측면 자원으로 활용되는 이재성, K리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준 최철순 등을 중원에서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한동안 대표팀과 거리가 멀었던 이명주, 중원의 살림꾼이자 날카로운 킥력을 갖춘 김영욱, 투지의 대명사 주세종, 일찌감치 K리그에 자리 잡은 한찬희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이 가능한 선수들을 대거 시험해봐야 한다. 그동안 대표팀 중원은 제한된 선수들만이 너무 많은 기회를 나눠 가졌다.

선수 구성부터 바뀌어야 한다. 유럽 원정은 끝나지 않았지만, 러시아전을 통해 똑같은 문제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평가전이란 것을 확인했다. 10일 모로코전에서 희망이 전해지길 바라지만, 큰 변화 없는 선수들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 유럽 원정을 마무리한 이후 대표팀 중원에 새바람이 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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