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하룻밤만 재워줘'가 '국제 민폐 논란'을 딛고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러시아 소녀의 아름다운 보이스가 묵직한 메아리로 돌아와 시청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며 종전 불거진 '민폐 논란'을 종식시켰다.


9일 오후 방송된 KBS2 추석 특집 예능 프로그램 '하룻밤만 재워줘'에서는 이상민과 김종민이 이탈리아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탈리아 여행에 앞서 김종민은 "이탈리아 사람은 정말 친하지 않으면 집에 들이지 않는다더라"라며 걱정했다. 이상민 역시 "어렵네 어려워"라며 두려운 감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미모의 여성 강사에게 이탈리아어 특훈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여행 직전 이탈리아어 공부에 돌입했다. 특히 김종민은 "나 일 잘해", "나만이라도 재워줘"를 이탈리아어로 공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삼겹살 구이용 불판 등을 준비한 이상민은 "만약 초대를 받으면 한국을 제대로 알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탈리아에 도착한 두 사람은 정장을 차려입고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폭염 탓에 땀을 뻘뻘 흘렸다.


이탈리아에 도착 후 투어 버스에 오른 김종민과 이상민은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부부는 정장을 입은 두 사람에게 덥지 않냐고 웃으며 물었고, 김종민은 신혼여행 온 부부에게 하룻밤을 부탁해 웃음을 안겼다.


이후 기차에 탑승한 이상민은 "이런 여행은 처음이다. 원래 여행은 목적을 가지고 하지만, 이번 여행은 목적이 없다. 단지 사람을 만나러 온 여행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김종민은 "한 번이라도 잘 수 있으면 대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에 집이 있는 현지인을 찾아다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그러던 중 영국에서 온 한 가족을 만났다. 짧은 영어지만 소통을 했고, 두 사람이 머물 집을 찾는다는 사실을 안 가족의 가장은 "영국이라면 언제든지 와라. 우리 집에서 재워주겠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1박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이상민과 김종민은 결국 이탈리아 첫날 현지인의 집에서 자야 하는 미션에 실패했다. 결국 두 사람은 첫날 미션에 실패하고 촬영 장비방 바닥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1일차 로마에서 수많은 시도에도 실패를 경험한 두 사람은 라티나라는 도시로 몸을 옮겼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 소녀를 만난 이상민은 곧바로 지드래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꺼냈다. 김종민은 "선배가 후배를 파냐"고 놀리면서도 지드래곤과 함께 출연한 광고를 재생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상민은 자신의 집에 와도 된다는 소녀의 말에 기뻐하면서도 그의 어머니와 만나 확인을 구했다. 무서운 인상의 어머니가 등장하자 이상민과 김종민은 긴장했다. 하지만 어머니 역시 "지드래곤을 안다"며 웃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상민은 "집에 초대해주면 한국 음식을 요리해주겠다. 이따가 집에 가도 되냐"고 물었고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소녀는 두 사람을 위해 자신의 방을 내줬고 어머니도 두 사람에게 자기 집처럼 편하게 있으라고 말하며 식사를 준비했다. 파스타, 닭 요리, 프레젤라 등 이탈리아 전통 음식을 맛본 두 사람은 "맛있다"라고 감탄했다. 이상민은 가족들에게 "지금 이 시간이 꿈만 같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음날 이상민은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한국 요리를 선보였다. 메뉴는 삼겹살 구이와 김치찌개. 한국 음식을 맛본 가족들은 맛있다며 감탄했다. 이상민은 깻잎 무침을 권유했고, 깻잎을 맛본 가족들은 너무 매워 연신 물을 들이켰다.


자신들을 초대하는 게 부담스럽진 않았냐는 말에 식구들은 고개를 흔들었고, 어머니는 딸 마르따가 한국 음악을 좋아하면서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오히려 반갑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민과 김종민은 가족들에게 한국에서 챙겨온 선물을 전달했다. 두 사람은 손 마사지 기계, 휴대용 선풍기, 지압 슬리퍼, 불이 들어오는 맥주잔 등을 마르따 가족에게 선물했다.


이후 마르따 가족과 마르따의 친구, 이상민, 김종민이 모두 모여 한국 음악을 들었다. 마르따의 쌍둥이 언니 줄리아는 빅뱅의 'If you'를 완벽히 따라 불러 이상민과 김종민을 놀라게 했다. 이 노래는 쌍둥이 자매가 힘들 때마다 듣던 노래였다. 노래가 끝난 후 이상민은 눈물을 보였다. 이상민은 "엄청난 메아리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앞서 '하룻밤만 재워줘'는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 일면이 없는 외국인에게 '재워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민폐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제 민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기존 여행 프로그램들처럼 관광지들을 돌아보고 소개하는 형식이 아니라, 현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들의 일상까지 공유하며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기 때문.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을 종식시킬 묵직한 한 방이 분명 존재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K-POP과 관련 깊은 현지인을 만나 극적인 스토리를 뽑아냈기 때문이다. 물론 '민폐 논란'이 100%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면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kjy@sportsseoul.com


사진ㅣ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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