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오늘] 이병헌, 추석 극장가 제패한 '믿고 보는 배우'

김대령 입력 2017. 10. 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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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열흘간의 황금 연휴, 극장가의 주연은 이병헌이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이 평단과 대중에게 박수갈채를 받으며 '킹스맨: 골든 서클', '아이 캔 스피크', '범죄도시'까지 제치고 개봉과 동시에 박스 오피스 1위로 뛰어올랐다. 개봉 7일째인 지난 9일 오전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명실상부한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오른 이병헌의 티켓 파워가 다시 한 번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전설은 1991년에 시작됐다.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대중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병헌은 드라마를 통해 청춘 스타로 도약했다. KBS와 공채 계약이 종료된 후인 1995년에는 영화계에 데뷔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할리우드를 넘나드는 2017년 이병헌의 모습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1990년대 이병헌은 안방극장을 벗어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런어웨이'부터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 '내 마음의 풍금'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번번이 흥행에 참패했다.

영화 배우로서 이병헌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였다. 그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이 영화에서 이수혁 병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어떤 영화도 1000만 관객 고지를 점령하지 못했던 2001년 당시 무려 약 589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이후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통해 톱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그는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할리우드 무대에도 발을 내디뎠지만 유독 1000만 영화와는 인연이 없었던 그는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약 1250만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특히 혼자 1인 2역을 소화하며 사실상 '원맨쇼'를 펼친 작품으로 100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는 점에서 이병헌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더욱 드높였다.

2015년부터는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부터 '내부자들', 최근 개봉한 '남한산성'까지 1년에 2개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부지런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다작 배우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도 출연하는 영화마다 선악을 넘나들며 다른 매력을 뿜는 이병헌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보인다.

이병헌이 27년 연기 인생 내내 구설이 한 번도 없는 배우는 아니었다. 그동안 쌓아왔던 톱배우로서의 입지를 위협했던 2014년 사생활 논란을 중단없는 연기활동과 대체불가의 연기력으로 돌파했다.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뒤 그를 비판하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연기력으로는 지적할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일 정도로 영화 배우로서 이병헌의 위상은 불가침적 영역에 진입했다.

그런 그가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미스터 선샤인'으로 2009년 KBS2 '아이리스'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로맨틱한 남자 주인공을 내세워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온 김은숙 작가의 신작에 이병헌과 20세 연하의 김태리가 호흡을 맞춰 멜로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그의 사생활 논란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대중앞에서 이병헌이 연기력으로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사로잡았듯 진정성있는 멜로연기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마음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국 최고의 배우라는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무대를 향해 날개를 펼치고 있는 이병헌의 비상은 점점 더 고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동양 배우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로 뜨거운 할리우드에서 이병헌이 편견을 뚫고 정상급 배우로 당당히 올라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영화 '내 마음의 풍금', '공동경비구역 JSA'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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